난초: 퇴직기념 서화전에 발표 작품(1992. 2. 10)
난초(蘭草)
옛날 선비들은 종일 먹과 씨름을 하다가 보면 정신적으로 피로 할 때도 많다.
그럴 때면 붓으로 그림을 그려 보는데, 특별히 어떤 기법을 배운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의 흥에 겨워 그리는 그림을 “선비화”라 한다.
선비들이 그저 그리는 그림이라는 뜻이다.
선비화의 대표적인 그림이 사군자(四君子) 즉 매란국죽(梅蘭菊竹)이다.
그 가운데서도 선의 묘사가 강조되는 난초(蘭蕉)는 모든 선비화의 기초가 됨으로 역사상 수많은 분들이 모두 난(蘭) 그림을 그렸다.
선비화에서는 “난(蘭)을 그린다.”가 아니고 “난(蘭)을 친다.” 라고 말한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 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고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 담기면 된다는 뜻이다.
대원군(大院君)은 난(蘭) 치기를 좋아 했는데 평생을 그려도 마음에 드는 난(蘭) 3잎을 그려보지 못했다고 한다.
3잎은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하는데, 첫째 잎이 난초의 방향을 정한다.
첫째 잎은 난초의 방향을 정한다.
왼쪽으로 기울어진 난을 칠지 오른쪽으로 기우러진 나을 칠지 혹은 꼿꼿이 선 난을 칠지 그 방향을 정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다.
두 번째 잎은 그 첫째 잎의 봉의 눈을 그리는 모양으로 그린다.
세 번째 잎은 봉의 눈을 깨트리는 파봉안을 그린다.
이 세 잎이 난초의 기본이다.
그래서 나도 가끔 난초를 그려보았다.
여기 이 작품은 두 모둠의 난초를 그렸지만 잘 분석해보면 난초 세 잎의 응용이 지나지 않는다.
바위를 그릴 때는 조금 굵은 붓 한쪽에는 먹을 다른 한 쪽에는 물을 묻혀 側筆(측필)로 그리면 생각지도 못한 묘한 바위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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