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柱山(천주산) 王漁洋(왕어양)
朝出𤣥武門(조출현무문) 雲垂雨忽涷(운수우홀동)
登登天柱山(등등천주산) 千盤墮澒洞(천반타홍동)
峥嶸逾巴閬(쟁영유파랑) 槎牙過秦鳯(사아과진몽)
陟嶺如累棋(척령여루기) 下谷如入甕(하곡여입옹)
心俯凥益高(심부凥익고) 足縮目先送(족축목선송)
敢嗟鳥獸羣(감차조수군) 稍喜徒旅衆(초희도려중)
我有大羽箭(아유대우전) 麗龜輒命中(려구첩명중)
於莵昻其首(어莵앙기수) 飲羽乃不動(음우내불동)
道旁松合抱(도방송합포) 巨可任梁棟(거가임량동)
惜哉野蔓纒(석재야만전) 不䝉匠石用(불몽장석용)
絶頂見岷山(절정견민산) 青城亦伯仲(청성역백중)
一氣連諸蕃(일기련제번) 三州實西控(삼주실서공)
太平幸無事(태평행무사) 左髻時入貢(좌계시입공)
念彼松姚戍(념피송요수) 坐甲苦饑凍(좌갑고기동)
俯臨陸海雄(부림륙해웅) 仰視天宇空(앙시천우공)
長嘯千仞岡(장소천인강) 出險忽如夢(출험홀여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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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아침에 현무문을 나서니
구름이 드리우고 비는 갑자기 차가워진다.
천주산을 오르니
천 겹의 굽이진 산길이 깊은 골짜기에 떨어져 있다.
산세는 바랑(巴閬)을 넘고,
험한 봉우리는 진봉(秦鳳)을 지난다.
고개를 오를 때는 바둑돌을 쌓은 듯하고,
계곡을 내려갈 때는 독 안에 드는 듯하다.
마음은 두려워 고요한데,
발은 움츠러들고 눈이 먼저 아래를 본다.
짐승 떼가 어슬렁거려도 겁내지 않고,
동행하는 무리가 점점 반갑다.
내게는 큰 깃 달린 화살이 있어
달아나는 거북도 정확히 맞출 수 있고,
토끼도 머리를 들고는
화살을 맞고는 꼼짝도 못 한다.
길가에는 팔을 둘러야 할 큰 소나무들이 있고,
기둥이나 대들보로 쓸 만큼 굵다.
안타깝게도 덩굴식물이 얽혀 있어
장인이 써보지도 못한다.
산 꼭대기에서 민산(岷山)을 바라보고
청성산(青城山)도 그에 못지않다.
하늘의 기운이 여러 번국을 이어주고,
세 주(州)가 서쪽 변방을 막고 있다.
지금은 태평하여 다행히도 전란이 없고,
왼쪽 상투를 드리운 번국이 공물을 바치러 온다.
송요의 수비대를 생각하니
갑옷 입고도 굶주림과 추위를 견뎌야 했구나.
아래로는 육지와 바다가 웅장하고,
위로는 하늘이 탁 트여 있다.
깊은 골짜기에서 크게 소리치니
험한 곳을 벗어나니 마치 꿈처럼 가볍구나.
(註)
登登(등등).......... 오르고 또 오르다. 가파른 산을 반복적으로 오른다는 의미.
千盤(천반).......... 수많은 굽이진 길.
峥嵘(쟁영).......... 험하고 우뚝 솟은 산세.
槎牙(사아).......... 들쭉날쭉하게 튀어나온 바위나 나무. 험난한 지형을 묘사.
累棋(루기).......... 바둑돌처럼 층층이 쌓인 모습. 길의 구조를 표현.
如入甕(여입옹).......... 항아리 안에 들어가는 것처럼 갇힌 느낌. 험한 골짜기의 모습.
麗龜(여귀).......... 아름다운 거북. 활로 쏘아도 정확히 맞춘다는 의미에서 인용됨.
松合抱(송합포).......... 소나무 둘레가 사람 두 팔로 감싸야 할 만큼 큼. 큰 인재 또는 자원을 비유.
不䝉匠石用(불몽장석용).......... 장인(匠石)의 쓰임을 입지 못하다. 즉, 인재가 등용되지 못함.
左髻(좌계).......... 오랑캐의 풍습 중 하나. 상투를 왼쪽으로 틈. 중국에 조공을 바치러 오는 주변 이민족을 묘사.
坐甲(좌갑).......... 갑옷을 입고 앉아 있음. 전쟁 대비 중이거나 경계하는 병사.
千仞岡(천인강).......... 천 길 높이의 산등성이. 매우 높은 산.
出險如夢(출험여몽).......... 험한 곳에서 빠져나오니 꿈같이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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