伐木(벌목) 金笠(김입: 김삿갓) 시.
虎踞千年樹 호거천년수
龍顚一夕空 용전일석공
杜楠前後無 두남전후무
桓斧古今同 환부고금동
影斷三更月 영단삼경월
聲虛十里風 성허십리풍
出門無所見 출문무소견
搔首望蒼穹 소수망창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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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호랑이가 꿇어 앉은 듯한 천년 묵은 고목이
용이 넘어지듯 하룻밤 사이에 없어지구나
「두보」 정원에 녹나무는 한 그루 뿐인데
「환퇴」가 쓰던 도끼는 옛날이나 다름없네
나무가 없어지니 삼경 달에 어린 그림자도 없어지고
불어오는 십리 바람에 나무 스치는 소리도 없네
문을 나서도 보이는 것 없으니
머리를 긁적이며 빈 하늘만 보노라
[註]
수백 년을 자란 아름드리 나무가 하룻밤 사이에 무참히도 배어지고 있다.
강산의 옷과 치장이 바로 나무인데 나무가 무차별 벌목되어 서 벌거숭이가 되어 가는 숲을 보고 있으면 마치 살찜이 떨 어져 나가는 듯 마음이 쓰리다.
자연을 누구 보다가도 더 사랑하는 金笠은 마음이 매우 불 편해서 지은 시.
踞(거) ..... 웅크리고 앉을 거
顚(전) ..... 넘어질 전
杜楠(두남)..... 두보(杜甫) 정원에 있던 녹나무.
두보가 외출했을 때 그의 정원에 있던 녹나무를 다른 사람이 몰래 벌목하자 이를 탄식해서 楠木雨 中所拔嘆이라는 시어 지어 이를 한탄했다는 고사 에서 나온 말.
影斷(영단)..... 나무의 그림자가 없어짐
慅(소) ..... 긁을 소
蒼穹(창궁)..... 창공
桓魋(환퇴)..... 환퇴, 중국 춘추시대 宋의 대부(大夫). 向魋(향퇴)란 별명이 있으며 도끼질을 잘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음. 공자가 송에 가서 제자와 함께 큰 나무 밑에서 禮 (예)의 연습을 할 때 이들을 죽이려고 그 나무를 도 끼로 찍어서 넘어뜨렸다는 고사가 있음.
前後無(전후무)... 전후에 없다, 즉 하나 뿐이다.
楠(남) ..... 녹나무, 녹나무과의 상록 활엽수. 봄에 흰 꽃이 피고 10월에 열매가 달림.
우리 나라 남부에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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