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눈) 一(일). 金笠(김입: 김삿갓) 시.
白屑誰飾亂洒天 백설수식란세천
雙眸忽爽霽樓前 쌍모홀상제루전
練舖萬壑光斜月 련포만학광사월
玉削千峰影透烟 옥삭천봉영투연
訪隱人應隨剡掉 방은인응수섬도
懷況吾易坐講筵 회황오역좌강연
文章大手如逢此 문장대수여봉차
興景高吟到百篇 흥경고음도백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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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흰 가루를 누가 어지럽게 온 하늘에 뿌리는고
몰아치던 눈 개이니 정자 앞 홀연히 환해지네
흰 비단 온 골짜기에 펼친 듯 달빛은 환하고
옥을 깎아 세운 듯 산봉우리엔 서기가 감도네
隱士를 찾으려면 눈 속이라도 응당 「섬도」땅으로 가야 하나
못 가는 근심 품고 자리에 앉아서 강론이나 해야겠네
만일 문장의 대가가 이런 설경 만난다면
흥에 겨워 소리 높이 읊은 시가 백편에 이르리라
[註]
눈이 쌓이자 온 천지에 흰 비단을 깔아 놓은 듯이 눈이 부 신다.
밤이 되자 구름사이로 나온 달빛은 흰눈에 반사되어 시리도 록 맑고 밝다.
이런 아름다운 설경을 보고 은사(隱士)와 함께 담소하려면 그들이 사는 머나먼 「섬도」땅으로 가야 하나 눈길이 험해서 갈 수 없다.
갈 수 없는 답답한 마음을 안고 자리에 앉아서 설경을 보니 너무나 아름다워서 만일 문장 대가가 이것을 본다면 백편의 시라도 소리 높이 읊을 것이다.
屑(설) ..... 가루 설
洒(쇄) ..... 눈 뿌릴 세
霽(제) ..... 비개일 제
壑(학) ..... 골짜기 학, 구렁 학
舖(포) ..... 펼 포
練(련) ..... 비단 련
爽(상) ..... 밝을 상
烟(연) .... 안개 연, 여기서는 눈이 와서 뿌옇게 보이는 상태.
削(삭) ..... 깎을 삭
剡(섬) ..... 깎을 섬
剡掉(섬도)..... 섬도, 지명, 중국 秦· 漢 때에 회계현(會稽縣) 전설 에 의하면 은사들이 많다는 지방.
況(황) ..... 당황할 황
筵(연) ..... 대자리 연
大手(대수)..... 대가
文章(문장).....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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