隱士(은사) 김삿갓 시.
超然遯世彼山坡 초연둔세피산파
隱映茅盧繞碧蘿 은영모로요벽라
鶴舞琴前閑自足 학무금전한자족
鶯歌簷上興偏多 앵가첨상흥편다
雲遊庵釋評詩到 운유암석평시도
電邁隣家採藥過 전매인가채약과
任我偃臥聯永夏 임아연와련영하
臨風遙和紫芝歌 임풍요화자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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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모든 것 떨치고 저 산 언덕에 한가로이 사니
조그마한 움막집을 담장이풀이 덮어주네
거문고 타는 앞에 학이 와서 춤을 추니 한가함이 족하고
앵무새 처마 위에서 노래를 하니 자못 흥이 넘치누나
구름에 쌓인 암자의 중은 시를 평하러 오고
번개같이 지나가는 자는 약 캐러 가는 이웃 사람이로다
되는 대로 나를 맡겨 긴 여름을 보내고
바람에 실어 멀리 「紫芝(자지)의 노래」에 화답하도다.
[註] 어지러운 세상 일 모두 버리고 산 속에 은둔해서 사는 隱士(은사)의 한가롭고 넉넉한 삶을 그린 시. 어쩌면 방랑 생활에 지친 金笠(김입)의 마음이 찾는 곳도 이러한 안식처일지도 모른다.
邁(매) ..... 지나갈 매.
偃(언) ..... 누울 연.
遯世(둔세)....세상을 버리고 사는 것.
坡(파) ..... 언덕 파.
超然(초연)... 현실에서 벗어나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
隱映(은영)....은은히 비치는 것.
繞(요) ..... 얽을 요.
蘿(라) ..... 담쟁이덩굴 라.
碧蘿(벽라)... 담쟁이덩굴.
茅盧(모로)... 띠풀과 갈대로 덮은 오막집.
釋(석) ..... 釋迦牟尼의 제자, 즉 스님.
紫芝歌(자지가)... 商山四晧(상산사호)가 부른 노래.
秦(진)의 난을 피하기 위해 藍田山(남전산)에 들어가서 隱居(은거)한
商山 四晧(상산사호)를 후일 난이 평정되자 漢高祖(한고조)가 사람을 시켜 하산하기를
여러 차례 권했으나 끝내 산에서 나오지 않고 紫芝 歌(영지가)를 지어 보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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