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시. 宿農家(숙농가)
終日緣溪不見人 종일연계불견인
幸尋斗屋半江濱 행심두옥반강빈
門塗女媧元年紙 문도여왜원년지
房掃天皇甲子塵 방소천황갑자진
光黑器皿虞陶出 광흑기명우도출
色紅麥飯漢倉陣 색홍맥반한창진
平明謝主登前途 평명사주등전도
若思經宵口味辛 약사경소구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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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토록 개울을 따라가도 사람을 못보았는데
다행이 작은 집을 강가에서 찾았도다
문은 女媧 元年의 종이로 발랐고
방의 먼지는 天皇씨 甲子년에 쓸었더라
검은 빛깔 그릇들은 舜 임금님 때 만든 거고
붉은색 보리밥은 漢나라 창고의 묵은 보리였더라
날이 밝자 주인께 사례하고 길을 떠났으나
가끔 이날밤 지낸일 생각하면 입맛이 씁쓸하다.
[註] 어느 가난하고 불결한 농가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다.
문도 바른지가 오래고 청소는 아득히 먼 날에 했는지 먼지 가 가득하다.
밥그릇은 때가 묻어 검은 색이 나고 먹는 보리밥도 붉게 변 질된 보리로 지은 것이었다.
하룻밤을 자기는 했으나 뒷맛이 씁쓸한 밤이었다.
緣 ... 인연할 연
濱 ... 물가 빈
塗 ... 칠할 도, 바를 도.
虞 ... 舜나라의 국호. 즐거울 우, 편할 우.
漢 ... 漢나라.
陳 ... 벌릴 진, 묵을 진, 오랠 진, 나라이름 진.
虞陶... 중국 순나라 때의 도자기
甲子... 갑자년.
緣溪... 개울을 따라 가다.
斗屋... 아주 작은 집
女媧.... 중국 상고시대 임금의 이름. 伏羲氏의 누이.
天皇.... 중국 상고시대의 三皇(天皇氏,地皇氏,人皇氏) 중의 한분.
平明.... 날이 밝다.
經宵... 지나간 밤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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