唐詩(당시) 南磵中題(남간중제) 柳宗元(유종원)
秋氣集南磵(추기집남간)獨遊亭午時(독유정오시)廻風一蕭瑟(회풍일소슬)
林景久參差(임경구삼차)始至若有得(시지약유득)梢深遂忘疲(초심수망피)
覇禽響幽谷(패금향유곡)寒藻舞淪漪(한조무륜의)去國魂已遠(거국혼이원)
懷人淚空垂(회인루공수)孤生易爲感(고생역위감)矢路少所宜(시로소소의)
索莫竟何事(삭막경하사)徘徊秖自知(배회지자지)誰爲後來者(수위후래자)
當與此心期(당여차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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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
가을의 기운은 南磵(남간)에 모이는데
정오 무렵 나 홀로 찾아 왔네.
시원한 바람 부는 소리 상쾌하며
크고 작은 숲의 나무 가지는 흔들리고 있네.
비로소 무엇인가 시원한 감이 가슴에 숨어들고
점점 깊이 쌓인 피로도 모두 사라지고 마네.
무리를 떠난 새 울음소리는 그윽한 계곡에 울리고
눈앞에 흐르는 물 속에 차가운 말 풀이 춤을 추네.
아득히 변방으로 유배당한 내 혼은 먼 이국을 방황하며
친구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외로운 삶은 늘 감상적이기 쉽고
관도(官途)를 잃은 사람에겐 무엇이나 순조롭지 않네.
무엇을 찾고 어찌해야 할 지
오직 일없이 배회하는 것은 자신만이 아는 기분이라네.
다음엔 누군가가 이와 같은 운명으로 여기 오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의 내 심정을 알수 있으리.
【註】
柳宗元(유종원: 773~819)... 당(唐)나라 때 시인. 자는 子厚(자후). 하동(河東), 지금의 산서성 (山西省) 永濟縣(영제현) 출신.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며 한유 (韓愈)와 함께 韓柳(한류)라고 병칭되었다. 후세에는 출신지를 따서 柳河東 (유하동), 또는 그 임지를 따서 柳柳州(유유주)라고 했다. 793년, 21세로 진사에 급제했으며, 33세로 監察御史裏行(감찰어사이행) 때는 王叔文(왕숙 문) 등이 즉위한 순종(順宗)을 후원자로 해서 추진한 정치개혁운동에 참여했 다. 그러나 이 운동은 환관(宦官)과 옛 관료들의 반격을 받고 좌절되었다. 순종은 퇴위했고 왕숙문은 다음해 사형에 처해졌으며, 유종원은 永州(영주; 지금의 湖南省 零陵)의 사마(司馬)로 좌천되는 등, 주역을 맡았던 8명이 모 두 변방의 사마로 유배되어 「8사마사건」이라고 한다. 이 시는 좌천되어 영주 로 처음 왔을 때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南磵(남간)...... 영주(永州)의 남쪽 산이 물을 감사고 있다는 뜻.
亭午(정오)...... 정오(正午). 12시경.
廻風(회풍)...... 회오리바람.
蕭瑟(소슬)...... 가을바람이 쓸쓸히 불어오는 소리.
參差(삼차)....... 가지런 하지 않고 크고 작은 것이 섞여 있는 것.
覇禽(패금)........ 짝을 잃은 새.
幽谷(유곡)........ 깊은 계곡.
寒藻(한조)....... 차갑게 보이는 말풀.
淪漪(윤의)........ 작은 파문.
國(국)............. 여기서는 국도(國都) 장안(長安).
孤生(고생)........ 외로운 홀로 인생.
矢路(시로)....... 길을 잃다. 여기서는 인생행로를 실패했다는 말.
索莫(삭막)....... 쓸쓸하다. 기운이 없다.
後來者(후래자)... 다음에 이 곳에 관리가 되어 오는 사람. 그것도 자신이 죽은 다음, 자신과 같은 운명으로 오는 사람.
期(기)............ 내 마음과 일치하다. 동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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