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齊詩(북제시) 古意(고의) 顔之推(안지추)
十五好詩書(십오호시서)二十彈冠仕(이십탄관사)楚王賜顔色(초왕사안색)
出入章華裏(출입장화리)作賦凌屈原(작부릉굴원)讀書誇左史(독서과좌사)
數從明月讌(수종명월연)或侍朝雲祀(혹시조운사)登山摘紫芝(등산적자지)
泛江採綠芷(범강채록지)歌舞未終曲(가무미종곡)風塵暗天起(풍진암천기)
吳師破九龍(오사파구룡)秦兵割千里(진병할천리)狐免穴宗廟(호토혈종묘)
霜露霑朝市(상로점조시)璧入邯鄲宮(벽입감단궁)劍去襄城水(검거양성수)
未獲殉陵墓(미획순릉묘)獨生良足恥(독생량족치)憫憫思舊都(민민사구도)
惻惻懷君子(측측회군자)白髮窺明鏡(백발규명경)憂傷沒餘齒(우상몰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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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
나는 열 다섯 살에 시경과 서경 등 학문을 좋아했고
20살에 冠(관)의 먼지를 터고 임관을 했다.
楚王(초왕)은 웃는 얼굴로 대해주었고,
덕택에 章華宮(장화궁)에 출입하는 고관의 몸이 되었다.
賦(부)를 지으면 옛날 楚辭(초사)를 지은 屈原(굴원)을 능가하고
책을 읽으면 박식한 左史(좌사) 倚相(의상)에게 자랑할 정도였다.
자주 謝莊(사장)이 月賦(월부)에 읊은 것과 같은 明月宴(명월연)에 나갔고
陽臺(양대)에 나타났다는 巫山(무산)神女(신녀)의
朝雲廟(조운묘) 제사에도 시중을 들었다.
산에 올라서는 商山四皓(상산사호)를 기리며 芝草(지초)를 캐고
長江(장강)에 가서는 향기로운 香草(향초)를 땄다.
이러한 풍류 속에 사는데, 歌舞曲(가무곡)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風塵(풍진)이 일어나 하늘을 어둡게 덮고
동쪽에는 吳(오)나라 군대가 처 들어와 옛날 闔閭(합려)가
九龍(구룡)을 조각한 종을 깨트리며 폭행을 하듯 난동을 부리고
서북에는 秦兵(진병)에게 천리 영토를 빼앗기는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
나라는 망하고 宗廟(종묘)는 여우와 토끼의 소굴이 되었으며
조정과 시장의 사람들은 모두 서리와 이슬에 젖는 고통을 밭게 되었다.
<내가 섬기는 湘東王(상동왕)은 侯景(후경)의 난을 만나고,
또한 西魏(서위)에게 격파되어 종묘와 국가는 모두 망한 것이다.>
경척연성이라던 和氏(화씨)의 璧玉(벽옥)도 邯鄲宮(감단궁)에 들어가고
張華(장화)와 孔章(공장)이 땅속에서 얻은 명검은
襄城(양성) 물속에 가라앉아, 오래도록 楚國(초국)에 머물지 아니했다.
그와 같이 江陵(강능)의 왕조는 외침되어 보물도 잃고 망하고 말았는데
나는 아직도 武帝(무제), 簡文帝(간문제), 元帝(원제) 등의 능에서
殉死(순사)하지도 못한 채, 齋(재)의 녹을 먹으며 홀로 살고 있으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며 지조가 없는 일이다.
오직 마음으로 슬퍼하며 망해버린 舊都(구도) 江陵(강능)을 그리워 하며
가슴아프게 죽어간 군주를 그리워 할 뿐이다.
그라나 나도 나이를 먹어 거울 속에 백발을 보이고 몸도 노쇠하였으니
이대로 내 몸과 조국의 불운을 상심하며 내 여생을 끝마칠 것이다.
【註】
顔之推(안지추)... 529~591. 자는 介(개). 山東省(산동성) 사람. 梁(양)의 元帝(원제)에게 등 용되어 騎馬侍郞(기마시랑)이 되었으나 江陵(강릉)이 함몰되자 齋(재)로 가 서 黃門侍郞(황문시랑), 平原(평원)太守(태수)로 累進(누진)되었다가 뒤에 周(주)로 들어가 御史上士(어사상사)가 되었다. 隋(수)의 開皇(개황) 중에 초빙되어 文學(문학)이 되고 병으로 일생을 마쳤다. 그가 남긴 수필 안씨가 훈 3권은 명저이다.
古意(고의)....... 元帝(원제)를 추모하고 슬퍼하는 노래.
彈冠(탄관)....... 관의 먼지를 털고 出使(출사)함.
楚王(초왕)........ 江陵(강릉)에 도음을 정한 元帝(원제)를 말한다.
賜顔色(사안색)... 호의를 배풀어 주었다.
章華(장화)........ 楚(초)의 宮臺(궁대)의 이름. 湖北省(호북성) 監利縣(감리현) 서북쪽에 있다.
屈原(굴원)....... 楚(초)의 懷王(회왕)의 左徒(좌도)가 되었으나, 참언으로 추방당했다. 楚辭 (초사) 離騷(이소)의 賦(부)를 지었다. 懷王(회왕)의 아들인 頃襄王(겨양 왕)도 또한 참언을 믿고 호남으로 보냈다. 굴원은 九章(구장)의 시름의 마음 을 담아 九歌(구가), 天問(천문), 漁父(어부) 등 여러 작품을 남기고, 湘水 (상수)에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말았다.
左史(좌사)....... 左傳(좌전)에 「左史(좌사) 倚相(의상)이 뛰어서 지나간다. 왕이 말하기를 그 는 三(삼)墳(분), 五典(오전), 八索(팔색), 九丘(구구) 등을 잘 읽는다」라고 있다.
明月讌(명월연)... 달을 玩賞(완상)하는 연회.
朝雲祀(조운사)... 巫山(무산)의 여신을 제사지내는 廟祭(묘제). 楚(초)의 宋玉(송옥)이 지은 高唐賦(고당부)에 「王(왕) 高唐(고당)에 놈. 피곤해서 낮잠을 자는데 꿈에 한 여인을 봄. 말하기를 첩은 巫山(무산)의 여자이다.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소낙비가 된다. 朝朝(조조)暮暮(모모) 陽臺下(양대하)라 했다. 아 침에 보니 과연 그러했다. 그래서 묘를 지어 朝雲(조운)이라 이름하였다」라 고 있다.
紫芝(자지)....... 자색의 芝草(지초). 漢初(한초), 은사 東園公(동원공), 綺里季(기리계), 夏黃 公(하황공), 甪里(녹리) 선생등이 商山(상산)에 들어가서 취했다고 한다.
綠芷(녹지)....... 푸른 香草(향초). 紫芝(자지)를 따고 綠芷(녹지)를 따는 것은 梁(양)의 녹 을 먹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吳師破九龍(오사파구룡)... 동방 吳(오)의 군대가 침입한 것. 淮南子(회남자)에 「오왕 闔閭(합려) 가 楚(초)를 치고 九龍(구룡)의 鐘臺(종대)를 깨트리다」라고 있다. 九龍(구 룡)은 대에 조각한 장식.
璧入邯鄲宮(벽입감단궁)... 壁(벽)은 和氏(화씨)의 壁(벽). 邯鄲(감단)은 조나라 땅. 楚(초)가 壁 (벽)을 지키지 못하고, 趙(조)에게 빼았겼다.
劍去襄城水(검거양성수)... 雷次宗(뢰차종)의 豫章記(예장기)에 「孔章(공장) 두 검을 얻어 이것을 張華(장화)에게 주었다. 뒤에 장화가 해를 입게된다. 그때 이 칼을 차고 襄 城(양성)의 물 속으로 뛰어 든다.」라고 있다. 襄城(양성)은 襄陽(양양)이라 고 하다면 楚(초)나라 땅이니, 검이 초를 떠났다.
君子(군자)....... 梁(양)의 君王(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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