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덕선등록(景德傳燈錄) 제5권(중국편)
(1) 인도의 굴다삼장(堀多三藏)
스님은 천축 사람이었다. 동으로 소양(韶陽)까지 왔다가 6조를 만나 첫마디 법문에 깨달았다.
뒤에 5대산을 돌아 보고 다시 정양현(定襄縣)으로 가는 도중에 마을을 지나다가 어떤 스님이 띠로 암자를 꾸미고 앉아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그대 혼자 앉아서 무엇을 하는가?」
「조용함을 관찰합니다.」
「관찰하는 이는 누구이며, 고요하다 함은 어떤 물건인가?」
그 스님이 새삼 절을 하고서 물었다.
「그게 무슨 도리입니까?」
「그대는 어찌하여 스스로의 조용함을 돌이켜 관찰하지 않는가?」
그 스님이 멍청해서 어쩔 줄을 모르니, 삼장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누구의 제자인가?」
「신수대사의 제자입니다.」
「나는 서역 한 외도로서 가장 낮은 근기의 사람이건만 그런 소견에 빠지지는 않았다. 혼자 오뚝 앉아 있은들 도에 무슨 관계가 있으랴.」
「누구를 스승으로 섬기셨읍니까?」
「나의 스승은 6조대사이다. 그대는 어찌하여 빨리 조계로 가서 의심을 결딘하지 않는가?」
그 스님이 바로 6조를 찾아 뵈옵고, 앞의 일을 자세히 사뢰니, 가르침을 주는데 삼장의 말과 꼭 맞으므로 깊이 믿게 되었다. 그 뒤에 삼장은 어찌 되었는지 모른다.
이 곳의 자료는 청남선생님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자료입니다.
자료를 사용하실 때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