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제3권 (중국편)
(27) 종남산 유정선사(惟政禪師)
유정선사는 숭산보적의 후손으로 홍인대사의 제3세손이다.
스님은 평원사람이다. 성은 주(周)씨였다.
처음에는 고향에서 공부를 하다가 숭산 보적선사에게 법을 받았다. 참 이치를 깨친 뒤에 태일산(太一山)에 들어가서 사니 학자들이 방에 가득하였다.
당의 대화(和) 때에 문종이 조개를 좋아하여 해안의 관리들이 앞을 다투어 진상하므로써 백성들도 피로하였다. 하루는 수라상에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것이 있었다. 임금이 이상하게 여기어 향을 피우고 기도 하니 잠깐만에 보살의 형상으로 변했는데 梵相이 구족하였다.
즉시 금속단으로 된 향합에 넣고 아름다운 이불로 덮어서 흥선사(興善寺)에 하사하여 스님들에게 섬기게 하였다. 그리고는 여러 신하들에게 그것이 무슨 상서냐고 물었다. 그들 가운데 누군가가 말하기를 태일산에 유정선사라는 이가 있는데 불법을 잘 알고 지식이 한이 없다고 하였다. 황제는 곧 그를 불러서 이 사실을 물으니 대사가 대답했다.
「신이 듣건대 사물은 공연히 나타나는 일이 없다하는데 이는 폐하의 신심을 열어 주시려는 것인가 합니다.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이러이러한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곧 이러 이러한 몸을 나타내어 제도한다」하였읍니다. 「보살께서 몸을 나타내셨지만 설법은 듣지 못했소.」
「폐하께서는 이 일을 보시고 예사 일이라 여기십니까 아니면 예삿 일이 아니라 여기십니까. 믿으십니까. 믿지 않으십니까.」
「회기한 일이어서 짐은 깊이 믿소.」
「그러면 폐하께서는 이미 설법을 들으셨읍니다.」
그때에 황제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천하의 사원에 명령해서 觀音像을 뫼시게 하므로써 특수한 조짐에 보답하고 인하여 대사를 내도량(內道場)에 머무르게 하였다. 그러나 자주 사양하여 다시 산으로 돌아오니 다시 조서를 내리어 성수사(聖壽寺)에 머무르게 하였는데 무종(武宗)이 즉위하니 홀연히 종남산으로 들어와 숨었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나는 원수를 피해서 왔다」하였다.
그 뒤에 산간 초막에서 임종하니 나이는 87세요 화장을 한 뒤에 사리 49개를 얻었는데 회창 4년에 탑에 모시었다.
출전: 불교통신대학 “경덕전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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