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仙鶴(선학)이 들은 玄壁(현벽)스님 법문
玄壁(현벽)스님은 중국 蘇州(소주) 吳縣(오현) 출신의 스님이다.
스님은 流水寺(유수사)에서 사방 4자 밖에 되지 않은 작은 편상에서 한번도 눕거나 기대는 일없이 꼭 앉아서 법화경을 강설하셨다.
그가 경을 강설하자 사나운 짐승, 독한 벌래, 요망한 귀신, 악한 도둑 따위가 나타나서 여러 번 스님을 해치려 하였으나 스님은 조금도 대항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태연하였으므로 아무도 그를 해치지 못하였다.
법화경을 20번이나 강설하였으므로 온 고을 사람들이 다 가서 들었는데, 하루는 홀연히 학 두 마리가 날아와서 스님 앞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옆에 있는 못으로 가서 물을 물어다가 땅에 뿌리고 부처님 옆 聖僧(성승) 자리로 가 똑바로 서서 까딱도 하지 않고 스님의 설법을 다 들은 다음에야 날아갔다.
학은 이렇게 1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법사의 설법을 열심히 들었다.
뿐만 아니고 법회가 끝난 다음 법사가 춤을 추라 하면, 날갯죽지로 너울너울 춤을 추고 발을 들썩들썩하고 머리를 쳐들었다 수그렸다 하였다.
보는 사람들은 모두 신기해서 눈이 휘둥굴어져 그저 감탄할 따름이었다.
뒤에 현벽스님은 어디서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혹자는 학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버렸다는 말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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