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빛 사슴이야기
아주 오랜 옛날, 베나레스에 있는 사슴동산에 오백 마리의 사슴들이 무리를 이루어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이 사슴무리의 우두머리는 황금빛 털을 가진, 유난히 크고 늠름한 사슴이었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 매우 평화로운 이 사슴동산에도 걱정거리가 있었다. 이 지방의 왕은 사슴고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매일같이 사슴동산을 찾아와 사슴을 한 마리씩 사냥했다. 사슴들은 인간의 왕이 나타나기만 하면 두려움에 떨며 이리 저리 피해 다니다가 화살에 맞아 죽어갔다. 그리고 피해 다니던 사슴들 역시 함부로 쏟 화살에 맞아 피를 흘리며 신음하였다.
동료 사슴틀이 이와 같이 죽어가자, 황금빛 사슴이 모든 사슴에게 말했다.
“많은 동료 사슴들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고통받고 있다. 내 생각에는 차라리 우리들이 차례를 정하여, 스스로 나가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나을 듯하다.”
죽을 때 죽더라도 차례가 아닌 다른 사슴들이 상처를 입지 않고, 하루라도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사슴의 왕은 인간의 왕을 찾아가 사슴들의 뜻을 전하였다. 그러자 인간의 왕은 사슴 무리를 향하여 활을 쏘지 않고도 사슴 고기를 먹을 수 있음을 기뻐하였다. 그 뒤부터 사숨들은 차례대로 한 마리씩 동의 평안을 생각하며 목숨을 바쳤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새끼를 밴 암사슴의 차례가 되자 이를 딱하게 여긴 황금빛 사슴 왕은 자신이 죽기로 작정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인간의 왕은 전부터 황금빛 사슴은 다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시켜 놓았었다. 왕의 요리사는 황금빛 사슴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급히 왕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말했다. 왕이 나와서 보고는 황금빛 사슴에게 말했다.
“너만은 죽일 생각이 없었는데, 어째서 여기에 나와 죽음을 기다리고 있느냐?”
“오늘은 새끼를 밴 암사슴의 차례인지라 제가 대신 죽으려고 합니다.”
이 딸을 들은 인간의 왕은 마음 깊이 크게 뉘우쳤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하지만 너처럼 자비심이 깊은 사람은 만나지 못하였다. 동물인 너의 자비심이 이토록 깊으니 너로 인하여 나의 눈이 새롭게 열리는 것 같구나. 가거라. 너와 그 암사슴의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그러나 황금빛 사슴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왕이시여, 저희 둘의 목숨은 건졌지만 다른 사슴들의 목숨을 생각하니 그 슬픔이 깊이 남아 있습니다.”
“좋다, 그들의 목숨도 모두 구해 주겠다.”
“임금님의 은혜로운 자비로 인하여 저희 사슴 무리들은 목숨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어찌되옵니까?”
“좋아 그럼 다른 통물들의 목숨까지도 보호하여 주겠다.”
“거룩하신 임금님, 죽기를 싫어하며 끝까지 살고자 함은 생명을 지닌 모든 생물의 한결 같은 소망입니다. 날아다니는 새들과 물고기들의 생명까지도 보호하여 주십시오.”
인간의 왕은 황금빛 사슴의 이야기를 조용한 마음으로 들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살려고 애쓰는 점에서는 조금도 다름이 없구나. 그런데 이 황금빛 사슴처럼 동료를 살리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는 마음이 있다.
바로 이런 마음이 보살의 자비심일 것이다. 남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는 삶이 아니라, 이렇듯 남에게 베풀어주는 생활만이 평화로운 세계를 가져다 줄 것이다.“
왕은 황금빛 사슴을 통하여 자비심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참된 희생으로 왕에게 깨달음을 준 황금빛 사슴은 인간의 왕으로부터 모든 생물의 안전을 보장받곤 통료사슴 무리와 함께 평화롭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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