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바닷타의 반역
데바닷타는 부처님의 가까운 친척으로 아난존자의 형이었다. 그는 우파리, 아난과 같은 다른 형제들과 함께 출가하여 부처님의 교단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데바닷타는 올바른 수행을 하지 않았으며, 날이 갈수록 나태함에 빠져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부처님과 다름없는 존경을 받고 싶어 하였다.
그 당시 마가다 나라의 왕은 독실한 불교 신자인 빔비사라였으며, 태자는 아자타삿투였다. 하지만 아자타삿투는 데바닷타의 꾐에 빠져 부왕 빔비사리를 옥에 가두고 스스로 왕의 자리에 올랐다. 이렇게 해서 아자타삿투 왕의 두터운 신임과 후원을 얻게 된 데바닷타는 부처님의 교단을 빼앗을 궁리를 하였다.
자신은 볍왕이 되고 아자타삿투 왕은 국왕이 되어, 둘의 힘으로 천하를 다스리고자 하는 야심을 품었던 것이다.
데바닷타가 이와 같은 나쁜 야망을 키워나가던 어느 날이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모아 놓고 설법을 시작 하시는데, 데바닷타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찾아와 부처님께 무례한 제의를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제 너무 연로 하신데에다 건강도 좋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교단은 이제 저에게 맡기시고 편히 쉬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데바닷타의 사람됨을 잘 아시는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데바닷타야 잘 들어라. 나는 아직 누구에게도 교단을 맡기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설령 다른 이에게 맡긴다고 하더라도 여기 사리불이나 목련같이 총명하고 뛰어난 제자가 있지 않으냐. 너는 어찌하여 스스로 교단을 맡겠다고 나서느냐?”
부처님께서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분명하게 데바닷타의 요구를 거절하셨다. 그러자 데바닷타는, 반성의 기색도 없이 오로지 망신당한 것만을 분하게 여겨, 아자타삿투 왕의 힘을 빌어 부처님을 죽이려는 무서운 음모를 꾸였다. 그리고는 칼을 질 쓰는 자객을 부처님께 보냈다.
그러나 부처님을 실해할 목적으로 그 옆에까지 간 자객은 몸이 떨리기만 할 뿐 꼼짝할 수조차 없었다. 이 모습을 보신 부처님께서 “어찌하여 그렇게 떨고만 있느냐?”고 말씀하시자, 자객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부처님 앞에 엎드려 용서를 벌었다.
죄를 뉘우친 자객은 그 뒤에 오히려 부처님의 충실한 제자가 되었다. 그후 부처님께서 영축산에서 내려오시는 길에서 생긴 일이다. 데바닷타의 무리들은 부처님을 해하려고 벼랑위에 숨어 있다가 부처님께서 그 아래를 지나가시는 순간 커다란 바위틀을 굴려 떨어뜨렸다. 하지만 바위들은, 정확하게 겨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몇번 구르다가 좁은 골짜기에서 멈추고 말았다. 제자들은 걱정이 되어 부처님 둘레를 감썼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여래는 폭력에 의하여 목숨을 잃는 법이 없다”고 말씀하신 후 태연히 길을 가셨다.
두차례의 살해 음모가 모두 실패하자 데바닷타는 부처님께서 지나시는 길에 성질이 몹시 사나운 코끼리를 풀어 놓았다. 그러나 미친듯이 날뛰던 코끼리까지도 부처님 앞에 이르자, 코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꿇어앉았다.
멀리서 데바닷타와 함께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아자타삿투 왕은 마음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하였다. 부처님을 해치려는 데바닷타의 렘에 빠져 부왕을 옥에 기둔 것이 콘 잘못이었음을 마침내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왕은 데바닷타가 왕궁에 출입하는 것을 금하고, 부처님을 찾아뵙고 설법을 듣기 시작하였다.
하루는 데바닷타가 왕궁으로 아자타삿투 왕을 만나러 갔다가 문전에서 거절당하며 쫓겨났다. 하는 수 없이 돌아서는 길에 연화색 비구니를 만났는데, 그 비구니가 “부처님을 해치려고 하는 일은 무서운 과보를 받게 되는 끔찍한 일이다”라고 그를 꾸짖는 것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데바닷타는 그만 연화색 비구니를 주먹으로 때려죽이고 말았다.
치미는 분노와 시기심을 이기지 못한 그는 열 손가락에 독을 바르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갔다. 데바닷타가 부처님께 가까이 다가가 손가락으로 할퀴려는 순간 갑자기 밟고 있던 땅이 갈라져 그는 끝 없는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출전: 해인사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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