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曉大師(원효대사)와 해골
신라 말기의 고승인 원효대사(617~686)는 많은 일화를 남긴 한국불교의 거성이다.
대사께서 34세 때, 가장 친한 벗인 義湘大師(의상대사)와 함께 불법을 구하려 당나라에 가게 되었다.
어느 날 저녁 무렵 넓은 들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억수 같은 소낙비를 동반한 폭풍이 불어 왔다.
해는 저물어 날은 어두운데, 주위를 살펴봐도 비바람을 피할만한 곳이 없었다.
온 몸이 비에 젖고 피로에 지쳐 기진맥진 할 무렵 겨우 비를 피할만한 땅굴을 하나 발견하여, 굴속으로 들어가서 잠을 자게 되었다.
잠자다가 목이 마른 원효는 물을 찾아 이리저리 더듬으니, 머리맡에 낡은 바가지가 하나 있는데 거기 빗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그 물을 마셨다.
물맛이 꿀맛 같았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날이 새고 그 바가지를 보니, 그것은 바가지가 아니고 사람의 해골이 였다.
지난 밤에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신 것이다.
그 바가지가 해골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지난 밤에 그렇게도 맛이 있던 물이 갑자기 구역질이 나고 뱃속에 있던 모든 것을 다 토하고 말았다.
원효대사는 거기서 모든 것을 깨달았다.
心生則種種法生(심생칙종종법생)
心滅則髑髏不二(심멸칙촉루불이)
마음이 일어나면 여러 가지 법이 생겨나고
마음이 없어지면 해골과 바가지가 둘이 아니다
「부처님의 말씀에 三界(삼계)가 오직 마음뿐이라 하였는데, 내 마음이야 당나라에 가나 고국으로 돌아가나 항상 그 마음이 그 마음인 것을!」
하시며 그 길로 당나라 가시는 것을 그만두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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