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에 예배하다.
부처님께서 많은 대중을 이끌고 마가다 나라의 라자가하(王舍城) 남쪽으로 가시는데, 어느 길에 이르니 백골이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것이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앞으로 다가가 공손히 예배를 드리셨다. 이것 을 본 아난존자와 많은 대중들은 크게 놀라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과 인간이 모두 공경하는 스승이온데, 어째서 저렇게 하잘것없는 해골에 큰 절을 하십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만존자의 물음에 대하여 조용히 말씀하셨다.
“아난아 잘 들어라. 이 한 무더기의 해골은 어쩌면 전생의 내 부모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뼈를 자세히 보아라. 님자의 뼈라면 희고 무거울 것이고, 여자의 뼈라면 검고 가벼울 것이다.”
아난존자는 의아한 생각이 들어 다시 여쭈었다.
“살아 있을 때에는 남자와 여자를 생긴 모양으로 구별할 수 있지만, 백골을 가지고서야 어떻게 가려볼 수 있겠읍니까?”
“여자는 아기를 낳을 때마다 많은 피를 흘리며, 또한 젖을 먹여 아기를 키우는 수고를 하지 않느냐? 그래서 뼈가 겸고 가벼운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아난존자는 어머님의 깊은 은혜를 생각하여 눈물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부모님의 높고 깊은 은혜에 보답하려면 어떻게 행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는 아기를 잉태하고 낳기까지 어머니가 겪는 커다란 고통을 이야기하셨다. 그리고 낳은 뒤에 베푸시는 열 가지의 은혜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하지만 어떤 자식들은 이런 은혜를 모르며, 어른이 된 다음에는 자신의 힘으로 자랐다는 듯이 생각한다. 그 리고 부모님께 불효하며 오히려 어버이를 괴롭힌다. 어버이기 묻는 말에 불손하게 대답하며 눈을 흘기고 욕설 까지도 서슴없이 퍼붓는다.
어버이가 헐벗고 굶주리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만 잘 입고 잘 먹는 불효도 많다. 어버이의 은혜가 한량없음에 비하여, 자식들의 불효는 말로다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부처님께서는 맑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장증하게 부모의 공적에 대해 말씀하셨다.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갚으려거든 부모은중경을 쓰고, 부모를 위하여 그 경전을 읽고 외고, 부모를 위하여 죄를 참회하고, 삼보에 공양하여라.
이 말씀을 들은 아난존자와 많은 대중들은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다시 한번 깊이 깨닫고, 그 은혜에 보답하였다. (출처: 해인사 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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