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룡(毒龍)을 길드린 부처님.
부처님께서 성도한신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이란자나 강변에 있는 우루벨라에는 가샤파라는 성을 가진 바라문 삼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불(火)의 신 아그니를 섬기는 배화교의 영도자로서, 당시 그들의 영향력은 만만치가 않았고, 1000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어느 날 부처님은 이들 삼형제를 찾아 가셨다.
그늘도 이미 부처님의 명망을 들었읍으로 정중히 대하였지만 속으로는 자기들의 교단에 불온한 친입자일 수도 있다는 경계심으로 긴장하였다.
그들은 불의 신의 위력을 말하였다. 그리고 신 앞에 굴복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는데, 그 태도와 말씨는 날카롭고 맹렬하였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시종 평화로운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자비와 지혜에 역점을 둔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어느 신에게 매여서 지낸다는 것은 굴종(屈從)의 굴레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약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얽매인 것에서 풀려나야 합니다.
우리가 평화롭게 살려면 자비와 지혜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부처님은 조금도 조작이 없는 자연스럽고도 자신에 찬 말씀을 하셨습니다.
카샤파는 여러 제자들 앞에서 자신의 빛이 파묻혔음을 의식하고 당황하여 부처님께 대들 뜻 말을 하였다.
「당신은 이제 자비 앞에는 적이 없다고 말하였소. 그리고 자신은 자비만을 행하는 사람인 것처럼 말하였소. 당신은 참으로 그 말과 같다며 당신을 해하는 것은 세상에 없어야 할 것이요. 이를테면 어떠한 맹수도 독사도 당신을 해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요.」
부처님은 태연히 대답하였다.
「그렇소, 내 미음에 자비만이 가득 차고 내 행동에 자비만이 나타난다면 어떠한 것도 나를 해하지 않아야 할 것이오.」
「그러면 당신은 당신의 그 위대한 자비의 힘을 실제로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겠소? 여기 화신(火神)께 올리는 제구를 두는 굴이 있소. 이 굴속에는 독용과 독사가 우글거리오, 당신은 이 굴속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겠오?」
부처님은 카샤과의 이 제의를 잠잠히 승낙하시고, 그 굴속에서 하룻밤을 지내셨다.
굴 문에서 파수보던 카샤과의 무리들은 놀랐다. 부처님의 몸은 온통 달무리와 같은 빛으로 둘러싸였고, 그 빛으로 하여 밝아진 굴 안에는 독사와 독룡들이 모두 부처님 알에 곱게 엎드려 있는 것이 보았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침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을 잃고 얌전해진 독용을 바릿대에 담아 가샤파에게 주었다.
카샤파 삼형제는 드디어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섬겨오던 화신을 버린 후 당장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그렇게 되니 그들을 스승으로 받들던 천명의 제자들도 따라서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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