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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題黃大癡天地石壁圖(제황대치천지석벽도) 高靑邱(고청구)

청남

 

 

題黃大癡天地石壁圖(제황대치천지석벽도) 高靑邱(고청구)

 

黃大癡(대치滑稽玩世人不知(활계완세인불지)

疑似阿母傍(의사아모방再謫偷桃兒(재적투도아)

平生好飲復好畫(평생호음부호화醉後灑墨秋淋漓(취후쇄묵추림리)

嘗為弟子李少翁(상위제자리소옹貌得華山絕頂之天池(모득화산절정지천지)

乃知別有縮地術(내지별유축지술坐移勝景來書幃(좌이승경래서위)

身騎黃鵠去來遠(신기황곡거래원縞素飄落流塵緇(호소표락류진치)

潁川公子欣得之(영천공자흔득지手持示我請賦詩(수지시아청부시)

我聞此中可度難(아문차중가도난玉枕秘記傳自青牛師(옥침비기전자청우사)

池生碧蓮花(지생벽련화千葉光陸離(천엽광륙리)

服食可騰化(복식가등화游空駕雲螭(유공가운리)

奈何靈跡久遁藏(내하령적구둔장荒竹滿野啼猩狸(황죽만야제성리)

尋真羽客不肯一相顧(심진우객불긍일상고卻借釋子營茅茨(각차석자영모자)

我昔來游早春時(아석래유조춘시雪殘眾壑銷寒姿(설잔중학소한자)

磴滑不敢騎馬上(등활불감기마상青鞋自策桃筇枝(청혜자책도공지)

上有煙蘿披拂之翠壁(상유연라피불지취벽)下有沙石蕩漾之清漪(하유사석탕양지청의)

晴天倒影落明鏡(청천도영락명경正似玉女曉沐高鬟垂(정사옥녀효목고환수)

飲猿忽下藤裊裊(음원홀하등뇨뇨浴鶴乍立風澌澌(욕학사립풍시시)

匡廬有池我未到(광려유지아미도未省與此誰當奇(미성여차수당기)

掃石坐其涯(석좌기애沿洄引流卮(회인류치)

醉來自照影(취래자조영俯笑知為誰(부소지위수)

落梅撲香滿接縛(락매박향만접박暮出東澗鐘鳴遲(모출동간종명지)

歸來城郭中(귀래성곽중復受塵土欺(부수진토기)

十年勝賞難再得(십년승상난재득恍若清夢一斷無由追(황약청몽일단무유추)

朝來觀此圖(조래관차도惻愴使我悲(측창사아비)

當時同游已少在(당시동유이소재我今未老形先疲(아금미로형선피)

人生擾擾嗟何為(인생요요차하위不達但為高人嗤(불달단위고인치)

漢南已老司馬樹(한남이로사마수岘首已仆羊公碑(현수이부양공비)

惟應學道悟真訣(유응학도오진결不與陵谷同遷移(불여릉곡동천이)

仙巖洞府孰最好(선암동부숙최호東有地府西峨嵋(동유지부서아미)

高崖鐵鎖不可攀援以徑上(고애철쇄불가반원이경상)

仰望白雲樓觀空峨巍(앙망백운루관공아외此山易上何乃遺(차산역상하내유)

便與猿鶴秋相欺(편여원학추상기欲借太乙舟(욕차태을주)

夜臥浩蕩隨風吹(야와호탕수풍취洞簫呼起千古月(동소호기천고월)

照我白髮涼絲絲(조아백발량사사傾玉醪薦瑤芝(옥료천요지)

招君來游慎勿辭(초군래유신물사無為漫對圖畫(위만대도화)

日夕遙相思(석요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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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치는 세상을 희롱하며 살아간 괴짜,

사람들은 그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네.

마치 서왕모 곁에 있던 그 소년처럼,

하늘의 복숭아를 훔쳐 다시 속세에 내려왔네.

그는 평생 술을 좋아했고,

또한 붓을 들면 그림을 잘 그렸지.

술에 취해 붓을 휘두르면,

가을빛 먹물이 흩어져 번져내렸네.

그는 이소옹의 제자였고,

화산 절정의 하늘 못을 그려내었지.

이를 보고 나는 알았네

세상에는 땅을 접듯 줄이는신술이 따로 있음을.

앉아서도 산수의 절경을 병풍처럼 옮겨 놓았고,

황학을 타고 멀리 다니며,

흰옷은 바람에 흩날리고,

때 묻은 세상엔 그 자취만 남았지.

영천의 한 선비가 그림을 손에 들고 와

내게 보여주며 시를 지어 달라고 청하네.

나는 들었지 이 그림 속엔

난을 건너는 길이 숨겨져 있다고.

옥침의 비전이 청우선사로부터 전해졌고,

그 못에는 천엽의 푸른 연꽃이 피어나며,

잎마다 환한 빛이 찬란하니,

이를 복용하면 신선이 되어 떠오르고

하늘을 떠다니며 구름을 탄 용을 부릴 수 있다지.

그런데 어찌하여 이 성스런 자취가

오래도록 숨어 사라졌는가?

거친 대나무만 들판을 뒤덮고,

원숭이와 오소리가 울 뿐이라네.

진리를 찾는 선인도 이곳은 외면하고,

불문 제자들이 오두막을 짓는구나.

예전에 이곳에 봄이 막 올 무렵,

나는 눈 녹은 계곡을 따라 다녔네.

미끄러운 길에 말을 탈 수 없어서

푸른 신발을 신고 복숭아 지팡이를 짚고 걸었지.

위에는 안개 덮인 덩굴 푸르름이 바위를 가리고

아래는 맑은 모래와 자갈이 물결을 반사하며 춤추네.

맑은 하늘은 거울처럼 물 위에 비치고,

마치 옥녀가 아침에 머리 감고 머리를 늘어뜨리는 듯.

술 마시는 원숭이는 넝쿨을 따라 살짝 내려오고

목욕하는 학은 바람 속에 잠시 서 있다네.

나는 광려산에 있는 못을 가보지 못했지만

이곳만큼 아름다울 수 있을까?

돌을 쓸어 그 끝에 앉고,

물길을 따라 잔을 채우며,

술에 취해 나를 비추어보니

아래로 웃으며 내가 누구인지 자문하네.

떨어지는 매화는 향기를 흩뿌리고

해질녘 동쪽 골짜기에서 종소리는 늦게 들려온다.

도시로 돌아가면

다시 먼지에 속아 사는 인생.

그때의 감흥은 십 년 지나 다시는 얻기 어렵고

이제는 한 줄기 맑은 꿈이 끊어져

뒤쫓을 길이 없네.

오늘 아침 이 그림을 보노라니

마음이 아리고 눈물이 나려 하네.

그때 함께했던 이들도 이제는 거의 떠나고

나는 늙지도 않았는데 몸부터 지쳤구나.

인생은 어지럽고 분주하니,

어찌 사는 게 옳은지 한숨이 나고,

도에 이르지 못한 이들은

그저 높은 사람들을 비웃을 뿐.

한남에는 사마의 묘목도 늙었고

현수의 양공비도 쓰러졌네.

그러니 이제 도를 배워 진실된 비결을 깨우쳐

산천의 흥망과 운명을 함께하지 않으리라.

신선이 머문 절벽과 동굴 중

어디가 가장 좋은가?

동쪽엔 지부(地府), 서쪽엔 아미산,

깎아지른 절벽은 쇠사슬로 막혀 있어

붙잡고 올라갈 수도 없구나.

올려다보니 흰 구름 속 누각은 텅 비고 높으며

이 산은 오르기 쉬운데 어찌 버려졌는가.

이제는 원숭이와 학조차 나를 놀리니,

태을선인의 배를 빌리고 싶구나.

밤바람 따라 광막한 대지에 누워

동소(洞簫) 소리에 천고의 달이 떠오르네.

그 달빛은 내 백발을 비추고,

서늘한 기운이 실처럼 스며들며,

옥술을 따르고, 신선초를 올리며,

그대를 부르니, 함께 떠나세.

사양하지 말게나.

허무하게 그림 앞에만 앉지 말고,

해질녘과 새벽마다 그대를 그리워하네.

 

평론:

이 시는 황대치라는 괴짜 화가의 예술적 기개를 찬탄하면서, 그가 그린 이상향을 실제로 다녀온 듯 생생히 회상하는 구조를 갖습니다. 시인은 회고와 감상, 그리고 도()의 깨달음까지를 하나의 시 속에 풀어냅니다.

 

현실과 초월의 결합:

현실의 여행과 도교적 이상 세계가 혼합되어 있고, ‘縮地術’, ‘乘雲螭’, ‘玉枕秘記등의 표현에서 고전 신선 사상이 깊이 배어 있습니다.

그림 감상에서 시작된 내면 회귀:

그림 한 장이 시인을 과거의 기억과 이상향으로 이끌고, 결국 삶의 피로와 무상함, 그리고 도를 추구하는 결의로 연결됩니다. 그림이 단순한 시각물이 아니라 시간을 건너는 통로로 작동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시어의 아름다움과 환상성:

옥녀효목”, “욕학사립”, “동소호기천고월등의 구절은 동양 회화적 미감과 시각적 서정을 살려내며, 정밀하고 환상적인 묘사로 독자를 몰입하게 합니다.

 

허무 속에서 도를 구함:

시인은 '十年勝賞難再得', '人生擾擾嗟何為'에서 인생의 허무함을 한탄하고, '惟應學道悟真訣'에서 도의 길을 추구하려는 깨달음을 내비칩니다. 이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철학적 사색으로 이어집니다.

이 시는 단순한 산수화 감상이 아닌, 예술, 기억, 도교 사상, 인생 철학이 한데 어우러진 고청구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특히 '그림'이 매개가 되어 시인이 현실을 초월해 여행하고, 사유하고, 종국에는 인간 존재의 의미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구조는 고전 시가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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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모네214 (9).JPG 題黃大癡天地石壁圖(제황대치천지석벽도) 高靑邱(고청구) 청남 25-05-04 18
581 아네모네214 (9) 사본.jpg 贈金華隱者(증금화은자) 高靑邱(고청구) 청남 25-05-0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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