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王定國所藏煙江疊嶂圖(서왕정국소장연강첩장도)
蘇東坡(소동파)
江上愁心千疊山(강상수심천첩산) 浮空積翠如雲煙(부공적취여운연)
山耶雲耶遠莫知(산야운야원막지) 煙空雲散山依然(연공운산산의연)
但見兩崖蒼蒼暗絶谷(단견량애창창암절곡)
中有百道飛來泉(중유백도비내천) 縈林絡石隱復見(영림락석은복견)
下赴谷口爲奔川(하부곡구위분천) 川平山開林麓斷(천평산개림록단)
小橋野店依山前(소교야점의산전) 行人稍度喬木外(항인초도교목외)
漁舟一葉江呑天(어주일섭강탄천) 使君何從得此本(사군하종득차본)
點綴毫末分淸姸(점철호말분청연)
不知人間何處有此境(부지인간하처유차경)
徑欲往買二頃田(경욕왕매이경전)
君不見武昌樊口幽絶處(군부견무창번구유절처)
先生留五年(선생류오년) 春風搖江天漠漠(춘풍요강천막막)
暮雲卷雨山娟娟(모운권우산연연) 丹楓翻鴉伴水宿(단풍번아반수숙)
長松落雪驚晝眠(장송낙설경주면) 桃花流水在人世(도화류수재인세)
武陵豈必皆神僊(무능개필개신선) 江山淸空我塵土(강산청공아진토)
雖有去路尋無緣(수유거노심무연) 還君此畫三嘆息(환군차화삼탄식)
山中故人應有招我歸來篇(산중고인응유초아귀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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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국이 소장한 煙江疊嶂圖(왕정국이 소장한 연강첩장도)애 봍 임.
강가에서 느끼는 수심 첩첩 산과 같고
하늘에 솟은 푸른 산 그름과 연기 같은데
산인지 구름인지 멀어서 알 수가 없더니
연기와 구름 사라지니 산은 변함이 그대로네.
다만 보이는 것은 양쪽은 푸르고 어두운 깊은 계곡
가운데 여러 갈래 갈라진 폭포가 있는데
숲속에 가렸다가 바위를 감돌아 보였다 숨었다 떨어지며
아래로 흘러 계곡 입구에서 급류가 되네.
곧 강은 평온해지고 사는 열려 숲도 끊어진 곳
작은 다리 곁에 주막이 한 채 산 앞에 있네.
높은 나무 저쪽에 행인이 이 있고
하늘도 삼킬 듯 한 강 위에 작은 배 한척.
그대는 어디서 이 그림의 표본을 얻었던가.
붓끝으로 잘 그려 아름답게 잘 그렸는데
인간 세상 어디에 이런 곳이 있는지 알 수가 없구나.
곧 거기 가서 한 농장을 사고 싶네.
그대 보지 않는가, 무창과 번구의 절경을.
이 소동파선생이 오년을 살았는데
봄바람이 강물에 파도 흔들고 하늘은 평온하며
여름철 저녁 구름은 비를 뿌리고 지나가 산은 아름답네.
가을 단풍에 갈까마귀는 짝지어 물위에서 자고
겨울에 낮잠 자다 소나무에서 떨어지는 눈 소리에 놀라네.
정말 도원경의 경지가 이 세상에 있는데
무릉에는 어찌 모두 신선만 살겠는가.
강산은 모두 맑은 공간 속에 있으나 나는 진토에 있으니
비록 돌아갈 길은 있다 해도 찾아갈 연고도 없으니
그대에게 이 그림 돌려주며 여러 번 탄식하며
산속에 있는 친구 나를 초대하는 “돌아오라”는 글 있을 법도 한데.
【註】
王定國(왕정국) 王鞏(왕공).
煙江疊嶂圖(연강첩장도) 병풍과 같이 중첩된 산에 강안개가 낀 것을 그린 그림.
飛來泉(비내천) 飛泉(비천). 폭포.
奔川(분천) 급히 흐르는 강물.
野店(야점) 酒旗(주기)를 단 들 가운데 외딴 주점.
稍度(초도) 점점.
使君(사군) 王晋卿(왕진경)을 말 함.
此本(차본) 이것의 표본.
毫末(호말) 붓끝
淸姸(청연) 맑고 아름답다.
二頃田(이경전) 생계를 이어가는데 필요로 하는 넓이의 밭.
武昌樊口(무창번구) 蘇軾(소식)이 우배 5년 세월을 보낸 黃州(황주)에서 강 건너 지방.
水宿(수숙) 강 속에 있는 배 속에서 자는 것.
武陵(무능) 陶淵明(도연명)의 시에 나오는 이상향.
神僊(신선) 神仙(신선).
招我歸來篇(초아귀내편) 晋(진)의 左思(좌사)의 招隱詩(초은시)에 隱者(은자)를 찾아가서 자신도 세 상을 버리겠다고 맹서를 했다고 함.
【解說】
王定國(왕정국)이 소장한 煙江疊嶂圖(연강첩장도)라는 제목의 산수화 그림을 보고 蘇軾(소식)이 적은 글이다. 그림을 감상하며 느끼는 강성이 탁월함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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