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月十一日初食荔支(사월십일일초식려지) 蘇東坡(소동파)
南村諸楊北村盧(남촌제양배촌노) 白華靑葉冬不枯(백화청섭동부고)
垂黃綴紫煙雨裏(수황철자연우리) 特與荔子爲先驅(특여려자위선구)
海山仙人絳羅襦(해산선인강나유) 紅紗中單白玉膚(홍사중단백옥부)
不須更待妃子笑(부수갱대비자소) 風骨自是傾城姝(풍골자시경성주)
不知天公有意無(부지천공유의무) 遣此尤物生海隅(견차우물생해우)
雲山得伴松檜老(운산득반송회노) 霜雪自困樝梨麄(상설자곤사리추)
先生洗盞酌桂醑(선생세잔작계서) 冰盤薦此赬虬珠(빙반천차정규주)
似聞江鰩斫玉柱(사문강요작옥주) 更洗河豚烹腹腴(갱세하돈팽복유)
我生涉世本爲口(아생섭세본위구) 一官久矣輕蓴鱸(일관구의경순로)
人間何者非夢幻(인간하자비몽환) 南來萬里眞良圖(남내만리진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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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처음 荔支(려지)를 먹으며
남촌에 많은 버들 북촌에 廬橘(여귤)
겨울에도 죽지 않고 흰 꽃에 푸른 잎
가랑비 속에 늘어진 누런 열매 푸른 열매
특히 荔枝(려지) 때문에 먼저 열리네.
바다와 산의 신선 얇은 명주옷 입고 내려와
붉은 비단 속옷 속에 백옥 같은 살결의 려지
모름지기 양귀비 기다릴 것 없이 웃으니
기풍은 역시 傾城(경성)의 미를 지니고 있네.
天神(천신)은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어
이렇게 좋은 것을 남해 한 구석에 나타나게 했으며
구름 덮인 산에 솔과 노송나무와 한께 자라게 하고
북쪽에서는 눈서리 배와 풀명자 거칠게 하고 있는데
동파선생 잔을 씻고 계수나무 술 따르면
백옥 쟁반에 赤龍(적룡)의 구슬 같은 려지 담아오니
들은 대로 강 날치에서 잘라온 것 같은 특별한 진미
또한 복어의 뱃살을 삶아 놓은 것과 같은 좋은 맛이네.
내가 살아온 것은 입에 풀칠하기 위한 것인데
벼슬길에 오래 머물며 蓴鱸(순로)의 회 경시하고 왔는데
이간 세상 어디에도 꿈과 환상 없으랴
만리 남쪽으로 왔어도 진실로 좋은 일이 있네.
【註】
荔支(려지) 타래붓꽃. 廣東(광동), 福建(복건)에서 생산되는 상록 소 교목의 과수.
絳羅襦(강나유) 심홍색의 엷은 비단 옷.
中單(중단) 汗衫(한삼). 내의. 고대 祭服(제복), 朝服(조복) 안에 입엇던 옷.
白玉膚(백옥부) 荔枝(려지) 열매를 까면 속에 乳白色(유백색) 假種皮(가종피)가 있는데 이것을 먹 는다.
妃子笑(비자소) 唐(당) 玄宗(현종)의 妃(비) 양귀비는 荔枝(려지)를 너무 좋아해서, 현종은 귀비 가 웃는 것을 보려고 멀리 남해에서 荔枝(려지)를 速馬(속마)로 갖고 오게 했다.
傾城(경성)........ 한나라의 李延年(이연년)이 지은 佳人歌(가인가)에 「북방에 佳人(가인)이 있어 絶世(절세)에 홀로 뿐이네. 一顧(일고)하면 사람의 城(성)이 기울고, 다시 一顧 (일고)하면 사람의 나라가 기운다. 어찌 성이 기울고 나라가 기우는 것 모르리요 만, 佳人(가인)은 다시 얻기 어려우니라.」했다.
姝(주) 여성의 아름다움.
得伴(득반) 福建省(복건성)지방에서는 묘에 솔과 회나무 사이에 荔枝(려지)를 심어 그 지엽을 울창하게 한다.
樝梨(사리) 장미과에 속하는 식물.
麄(추) 거칠다.
桂醑(계서) 계수나무 열매로 남은 술.
赬虬(정규) 赤龍(적룡)
江鰩(강요) 조개의 일종. 해산물 중 진귀품.
河豚(하돈) 복어.
腹腴(복유) 배 밑 부분의 살.
蓴鱸(순로) 晋(진)의 張翰(장한))은 齋王(재왕) 밑에 사관하며 洛陽(낙양)에 있었는데 전란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鄕里(향리) 吳(오)의 채소 국과 농어회가 먹고 싶다는 핑계를 대고 돌아가고 말았다. 그 고사에 따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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