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陶止酒(화도지주) 蘇東坡(소동파)
時來與物逝(시내여물서) 路窮非我止(노궁비아지)
與子各意行(여자각의항) 同落百蠻裏(동낙백만리)
蕭然兩別駕(소연량별가) 各攜一穉子(각휴일치자)
子室有孟光(자실유맹광) 我室惟法喜(아실유법희)
相逢山谷間(상봉산곡간) 一月同臥起(일월동와기)
茫茫海南北(망망해남배) 粗亦足生理(조역족생리)
勸我師淵明(권아사연명) 力薄且爲已(력박차위이)
微疴坐杯酌(미아좌배작) 止酒則瘳矣(지주칙추의)
望道雖未濟(망도수미제) 隱約見津涘(은약견진사)
從今東坡室(종금동파실) 不立杜康祀(부립두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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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술을 끊음에 화답.
시간은 흘러와 모든 사물을 대리고 가버리는데
그 속에서 길이 막혀 내 뜻이 안임에도 멈춰 있네.
그대와는 각각의 뜻대로 가고 있지만
모두 다 百蠻(백만)의 땅에 떨어지고 말았구나.
두 사람이 이별하는 가마는 처량하고
각자 하나 씩 어린 자식 데리고 가는데
그대 내실은 孟光(맹광)같이 어질고
내 아내는 오직 位牌(위패)만 있을 뿐.
山谷(산곡) 마을에서 서로 만나
한 달이나 함께 기거를 했는데
지금부터는 바다 남북으로 아득히 해어져
아무튼 험난해도 살아 갈수는 있겠지.
내게 도연명을 스승 삼으라고 권하며
힘이 들어도 잠시 자신을 위해서 금주해야 하고
병은 모두 술로 인한 것이니
술을 끊으면 병도 났게 된다 하네.
갈 길을 바라보며 아직 건너가지 않았는데
아마도 나루터인 듯 한 곳 보이니
지금부터 東坡(동파)의 방에는
酒神(주신)인 杜康(두강)은 모시지 않으리라.
【註】
和陶止酒(화도지주) 陶淵明(도연명)의 止酒詩(지주시)
呻吟(신음) 병으로 아파서 앓은 소리를 냄.
意行(의항) 생각나는 대로 감.
百蠻(백만) 福建(복건) 廣東(광동) 廣西(광서) 지방의 소수민족을 모두 합해서 百越(백월) 도 는 百蠻(백만)이라고 한다.
別駕(별가) 州(주) 刺史(자사)의 輔佐官(보좌관).
穉子(치자) 어린 자식.
孟光(맹광) 梁鴻(양홍)의 妻(처).
法喜(법희) 불가에서 법을 듣고 마음에 환희심이 생기는 것.
海南北(해남배) 廣東省(광동성) 雷州(뇌주)와 海南島(해남도)의 儋(담)과의 위치관계.
力薄(력박) 지구력이 부족한 것.
且(차) 바로 지금과 같은 처지
爲已(위이) 나를 의하여
瘳(추) 병이 치유되는 것
隱約(은약) 확실하지 않는 상태.
津涘(진사) 나루터
杜康(두강) 술을 잘 담구는 명인.
【解說】
丁丑歲 予謫海南 子由亦貶雷溪 五月十一日 相遇于藤 同行至雷六月十一日 相別渡海 余時病痔呻吟 子由亦終夕不寐 因誦淵明詩 勸余止酒 乃和原韻 因以贈別 庶幾眞止矣
丁丑年(정축년) 나는 海南島(해남도)로 동생 子由(자유)역시 雷州(뇌주)로 유배되었다. 5월 11일 藤州(등주)에서 만나 함게 여해하여 雷州(뇌주) 까지 왔다. 6월 11일 子由(자유)와 이별하고 바다를 건넜다.
나는 그때 持病(지병)으로 신음했다. 그랬더니 子由(자유)는 밤새도록 자지 않고 陶淵明(도연명)의 시를 읽어주며 내게 술을 금할 것을 권하였다. 그래서 도연명의 原詩(원시)에 和韻(화운)하여 이별의 증표로 하였는데 이마 이것으로서 진실로 술을 금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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