遷居之夕聞鄰舍兒誦書欣然而作(천거지석문린사아송서흔연이작)
蘇東坡(소동파)
幽居亂鼃黽(유거난와민) 生理半人禽(생리반인금)
跫然已可喜(공연이가희) 況聞絃誦音(황문현송음)
兒聲自圓美(아성자원미) 誰家兩靑衿(수가량청금)
且欣集齊咻(차흔집제휴) 未敢笑越吟(미감소월음)
九齡起韶石(구령기소석) 姜子家日南(강자가일남)
吾道無南北(오도무남배) 安知不生今(안지부생금)
海濶尙挂斗(해활상괘두) 天高欲橫參(천고욕횡참)
荊棘短牆缺(형극단장결) 燈火破屋深(등화파옥심)
引書與相和(인서여상화) 置酒仍獨斟(치주잉독짐)
可以侑我醉(가이유아취) 琅然如玉琴(랑연여옥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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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온 저녁 옆집 아이가 책 읽는 소리 듣고 기뻐서 지음.
은거하는 집에 개구리소리 어지럽게 들려
사람과 짐승 반반 섞여 사는 것 같은 삶
사람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기쁜데
하물며 책 읽는 소리 들으니
아이의 소리 원만하고 아름다운데
누구집의 두 아이일까,
모여서 책을 읽으니 기쁘고
월나라 사투리 있어도 웃지 않으리.
장구령은 韶石(소석)이 있는 곳에서 태어났고
姜公輔(강공보) 日南(일남) 출신인데
내 마음에는 이미 남북의 차별 없고
지금 세상에도 그런 사람 있는데 알 수가 없네.
바다는 넓으며 북두는 북쪽 하늘에 걸려있고
하늘은 높고 參星(참성)은 빛나는데
나직한 담장엔 가시덤불 무성하고
허름한 집 깊숙한 곳에 등불은 밝네.
책을 꺼내 아이들과 어울려 읽으며
술을 옆에 두고 혼자서 마시니
가히 내게 취하도록 권하는데
낭랑한 글소리는 옥 琴(금)과 같네.
【註】
鄰舍(임사) 작은 집
誦書(송서)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
欣然(흔연) 기쁜 모양.
鼃黽(와민) 개구리
跫然(공연) 사람의 발자국 소리
絃誦音(현송음) 琴瑟(금슬)을 연주하며, 시를 읊는 소리. 낭송 소리.
靑衿(청금) 아동의 복장.
齊咻(제휴) 孟子(맹자) 騰文公(등문공) 하에 나오는 마라로, 楚(초)의 대부가 아이들에게 齋(재) 나라 일을 가르치려고 재 나라사름을 가정교사로 채용하였는데, 한사람의 가정교사에 의지하지 말고 많은 사람 사이에 보내는 것이 더 좋다고 한데서 유래.
越吟(월음) 월나라 방언으로 시를 읊는 것
九齡(구령) 張九齡(장구령). 玄宗(현종) 때 재상.
韶石(소석) 韶州(소주)에 있으며, 舜(순)이 그 돌 위에 올라 스스로 작곡한 韶曲(소곡)을 연주하였다고 한다.
姜子(강자) 姜公輔(강공보). 唐(당) 德宗(덕종)의 중신으로 朱沘(주비)를 죽이려 상소하였으나 받아드려지지 않고, 뒤에 諫議大夫(간의대부) 同中書(동중서)門下平章事(문하평장사)가 되었다.
日南(일남) 지금의 安南(안남) 북부. 姜公輔(강공보)의 출생지.
橫參(횡참) 參星(참성)이 가로 놓여 보인다.
侑(유) 음식을 권하다.
琅然(낭연) 옥이 울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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