蒿里歌(호리가) 高靑邱(고청구)
素驂駕廣柳(소참가광류) 蕭蕭出城闉(소소출성인)
𤣥廬儼象設(𤣥려엄상설) 猶恐死有神(유공사유신)
古原閉愁寃(고원폐수원) 荒草不得春(황초불득춘)
一作泉下客(일작천하객) 長違室中親(장위실중친)
昔興毎待旦(석흥매대단) 今臥焉知晨(금와언지신)
斂衣已成灰(렴의이성회) 含貝仍作塵(함패잉작진)
家門諒不逺(가문량불逺) 欲歸竟何因(욕귀경하인)
平生所愛物(평생소애물) 娛玩由他人(오완유타인)
哀哉此里中(애재차리중) 同逝壯老均(동서장로균)
聖賢亦豈免(성현역기면) 聞道庶可珍(문도서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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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흰 말이 넓은 버드나무 수래 끌며,
소슬하게 성문을 나서네.
검은 장막이 엄숙하게 차려졌으니,
죽음 뒤에 신이 있을까 두려워하네.
옛 언덕은 슬픔과 원망을 감추고,
황폐한 풀은 봄을 얻지 못하네.
한 번泉下의 손님이 되면,
오랫동안 집안 식구들과 멀어지리라.
예전엔 늘 새벽을 기다리며 일어났으나,
이제는 누워서 아침을 알지 못하네.
옷을 거둬 이미 재가 되었고,
구슬을 물고도 결국 먼지가 되었네.
집은 멀지 않건만,
돌아가려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네.
평생 사랑했던 것들,
이제는 다른 이가 즐기고 있네.
슬프도다, 이곳에서,
젊은이와 늙은이가 함께 사라지리.
성현도 또한 피하지 못하니,
듣건대 이를 알면 더욱 귀하게 여긴다 하네.
<감상>
이 시는 죽음과 그로 인한 허무함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죽음 후의 의식과 애도, 그리고 살아 있을 때와 죽음 후의 차이를 냉정하게 묘사합니다. "죽음 뒤에 신이 있을까 두려워하네"라는 구절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죽음이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평소 사랑했던 것들이 타인의 손에 넘어가는 현실에 대한 서글픔도 드러납니다. 특히 "성현도 또한 피하지 못하니"라는 구절은 죽음이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찾아온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이를 알 때 비로소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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