巫山髙(무산고) 高靑邱(고청구)
巴江西上巫峽深(파강서상무협심) 奇峰十二江之隂(기봉십이강지隂)
陽雲髙臺不可尋(양운고대불가심)
但見丹楓碧樹攢幽林(단견단풍벽수찬유림)
昔聞瑤姬在其下(석문요희재기하) 月為環玦風為襟(월위환결풍위금)
空山久獨居(공산구독거) 偶感襄王心(우감양왕심)
楚宮閟秋夢(초궁비추몽) 彷彿來同衾(방불래동금)
神仙㑹遇當有道(신선㑹우당유도) 豈效世俗成荒淫(기효세속성황음)
千秋遺賦應多恨(천추유부응다한) 暮雨蕭蕭猨自吟(모우소소원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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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파강 서쪽에서 무협 깊은 곳으로 들어가니
열두 기이한 봉우리가 강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네.
양운이 높이 떠 있는 대는 찾을 수 없고
단풍과 푸른 나무가 그윽한 숲에 모여 있을 뿐.
옛날에는 요희가 그 아래에 살았다고 들었는데
달은 옥반지처럼 빛나고 바람은 옷깃을 스친다네.
빈 산에 오래도록 홀로 살며
우연히 양왕의 마음을 느꼈나니.
초나라 궁전은 가을의 꿈처럼 잠겨 있고
어렴풋이 함께 침상을 나누던 때를 떠올리네.
신선의 만남은 분명 도가 있어야 하는 법,
어찌 속세의 타락을 본받아야 하리오.
천 년 동안 남겨진 시가 많은 한을 남기듯,
저무는 비 소리 속에 원숭이는 쓸쓸히 울고 있구나.
<감상>
이 시는 중국의 무협(巫峽)을 배경으로 자연과 전설을 엮어 시적 감흥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시는 웅장하고 깊은 무협의 풍경을 묘사하며 시작합니다. 열두 기이한 봉우리와 그 속의 단풍과 푸른 나무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상징합니다.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무협 아래 살았던 요희(瑤姬)의 전설을 끌어와, 달과 바람을 통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전설적 인물과 양왕의 이야기는 인간의 꿈과 상념을 담고 있으며, 그들이 함께 했던 과거를 아련히 떠올리며 시적 정서를 고조시킵니다.
또한, 시인은 속세의 타락과 달리 신선의 만남에는 도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며, 속세와 신선 세계의 대비를 통해 시의 철학적 깊이를 더합니다.
마지막으로 천 년이 지나도 많은 한을 남긴 채 쓸쓸한 자연의 소리와 함께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는 인간의 무상함과 자연의 영속성을 대조시키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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