仲秋月(중추월) 蘇東坡(소동파)
殷勤去年月(은근거년월) 瀲灩古城東(렴염고성동)
憔悴去年人(초췌거년인) 臥病破窗中(와병파창중)
徘徊巧相覓(배회교상멱) 窈窕穿房櫳(요조천방롱)
月豈知我病(월개지아병) 但見歌樓空(단견가누공)
撫枕三嘆息(무침삼탄식) 扶杖起相從(부장기상종)
天風不相哀(천풍부상애) 吹我落瓊宮(취아낙경궁)
白露入肺肝(백노입폐간) 夜吟如秋蟲(야음여추충)
坐令太白豪(좌령태백호) 化爲東野窮(화위동야궁)
餘年知幾何(여년지기하) 佳月豈屢逢(가월개누봉)
寒魚亦不睡(한어역부수) 竟夕相噞喁(경석상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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仲秋月(중추월)
오늘밤도 작년에 뜨던 달이 은근히 떠
古城(고성)의 동쪽을 비춰주는데
작년에 이달 보던 사람 초췌해 졌고
병으로 차문 안에 누어있네.
달은 배회하다 잘도 나를 찾아
조용히 창살을 뚫고 모습을 드러내는데
달이 어찌 내가 아픈 줄 알았으랴만
다만 달맞이하는 누각에 내가 없는 것 보았겠지.
베개 만지며 여러 번 탄식 하다가
지팡이 짚고 일어나 달을 따라 나가니
하늘에 부는 바람은 불상하게 여김 없이
나를 불어 저 추은 달의 궁전에 밀쳤네.
흰 이슬이 내 폐와 간에 숨어들어
밤에 읊은 내 소리는 가을 벌래 같은데
어쩐지 이태백의 호기는
孟東野(맹동야) 의 궁한 신음소리로 화하네.
내 餘命(여명) 앞으로 얼마인지 알 수도 없고
명월 몇 번이나 다시 만날지 알기 어려우니
겨울밤 물고기도 잠을 자지 않는데
밤이 다하도록 눈을 깜박이고 지새워 보려네.
【註】
殷勤(은근) 공경함. 다정함. 친함.
瀲灩(렴염) 달빛이 물결처럼 잔잔히 넘치다.
憔悴(초췌) 수척하고 파리하다.
窈窕(요조) 그윽하고 정숙하다.
坐(좌) 왠지. 어찌된 일인지.
房櫳(방롱) 창살이 있는 창.
東野(동야) 孟郊(맹교). 中唐(중당) 시인.
噞喁(엄우) 물고기가 수면 가까이 올라와 호흡하는 것을 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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