洞仙歌(동선가) 蘇東坡(소동파)
氷肌玉骨(빙기옥골) 自淸凉無汗(자청량무한)
水殿風來暗香滿(수전풍래암향만) 繡簾開(수렴개)
一點明月窺人(일점명월규인) 人未寢(인미침)
倚枕釵橫鬢亂(의침채횡빈란) 起來携素手(기래휴소수)
庭戶無聲(정호무성) 時見疏星渡河漢(시견소성도하한)
試問夜如何(시문야여하) 夜已三更(야이삼경)
金波淡玉繩低轉(김파담옥승저전) 但屈指西風幾時來(단굴지서풍기시래)
又不道流年(우부도류년) 暗中偸換(암중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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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가
얼음 같은 살결 옥 같은 골격
맑고 깨끗해 땀방울도 나지 않네.
물가 전각엔 바람결에 그윽한 향기 가득하고
주렴 발을 열어젖히니
밝은 달이 그녀를 엿 본다
그녀는 잠이 들지 않아
베개에 기댄 채 비녀 꽂은 머리 살쩍이 어지럽다
일어나 흰 손을 잡고 나서니
정원은 인적 없이 조용한데
때때로 성긴 별이 은하수를 지나간다.
밤은 얼마나 깊었는가 물어보니
벌써 삼경이라네.
달빛 담담한데 북두성은 낮게 기울었고
가을바람 언제 불어올까 손꼽아 헤아리니
어느덧 흐르는 세월
모르는 사이에 바뀌었구나.
【註】
洞仙歌(동선가) 賜牌(사패)의 이름.
眉山(미산) 蘇軾(소식)의 고향인 眉山縣(미산현).
孟昶(맹창) 後蜀(후촉)의 後主(후주). 詞(사)의 자가이고 문학을 좋아하며 사치로운 생활을 하다가 전쟁에 저서 宋(송)에게 항복 했다.
花蘂夫人(화예부인) 孟昶(맹창)의 부인.
氷肌(빙기) 피부가 얼음같이 흰 미녀
玉骨(옥골) 신분이 귀한 것.
水殿(수전) 磨訶池(마하지) 옆에 있는 便殿(편전)
暗香(암향) 밤 어둠속에 품기는 향기.
素手(소수) 미인의 흰 손
庭戶(정호) 정원과 출입구
疏星(소성) 달빛으로 잘 보이지 않게 된 별빛
河漢(하한) 은하수
三更(삼경) 밤 12시
金波(김파) 月光(월광)
玉繩(옥승) 北斗(북두)의 제5성 북쪽에 두 별.
【解說】
洞仙歌
余七歲時,見眉山老尼,姓朱,忘其名,年九十歲.自言嘗隨其師入蜀主孟昶宮中.一日,大熱,蜀主與花蘂夫人夜起,避暑摩訶池上,作一詞.朱具能記之,今四十年,朱已死久矣,人無知此詞者.但記其首兩句.暇日尋味,豈〈洞仙歌令〉乎?乃爲足之云.
내가 일곱 살 때, 미산의 늙은 비구니를 보았는데, 성은 주씨였고 이름은 잊었으나 나이 90세였다. 스스로 말하기를 그의 스승을 따라 촉주 맹창의 궁중에 들어갔었다고 했다. 하루는 날씨가 아주 더워, 촉주와 화예부인이 밤에 일어나, 마하지에서 더위를 피하면서 사를 한 수 지었다. 주씨는 그 사를 다 기억했으나, 지금 40년이 지나, 주씨는 죽은 지 오래 됐고, 이 사를 아는 사람이 없다. 나는 다만 첫 구 두 구를 기억할 뿐이다. 한가한 때 음미해 보니, 어찌 동선가령이 아니겠는가? 이에 이것을 보충해서 짓는다.
五代(오대)의 後蜀(후촉) 군주인 孟昶(맹창)과 총희 화예부인이 여름밤에 납량하는 정경을 묘사한 것으로, 만약 다른 작가가 지었다면 宮體詩風(궁체시풍)의 농염한 풍격을 떨쳐버릴 수 없겠으나, 蘇軾(소식)은 淸雅(청아)하고 淸麗(청려)한 意境(경경)을 만들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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