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사

안동시 길안면 금곡리 항학산에 있는 절.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인 이 고찰은 신라 문무왕 4년(664년)
화엄화상(華嚴和尙)이 창건하여 선조(宣祖) 7년(1574) 송혜증 법사(松惠證法師)가 중건한 고찰이다. 번성기에는 절 앞을 흐르는 개울 건너에 절이 있었으며 아침, 저녁으로 쌀 씻는 물이 개울 따라 묵계까지 흐를 정도로 수도승과 불자가 많았으며 부속암자도 3개나 갖추고 있는 대찰 이었다.

부속암자로는 서쪽으로 500m 지점에 극락암이 있었으나 10년 전에 뜯어다가 요사채로 이건하였고, 학소암은 60여년 전에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다. 현재 용담사의 남쪽 금학산 8부 능선에 자리한 금정암만 남아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응전, 무량전, 요사채. 선원 등 모두 4동이다. 선조 7년 중건 이후의 자세한 기록은 알 수 없다. 대웅전은 최근에 지은 건물이다.

용담사는 황학산과 금학산이 맞닿는 산세가 수려한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높은 산과 깊숙한 골짜기로 인하여 항상 맑은 물이 흐르고, 흐르는 물만 봐도 마음이 저절로 맑아지는 듯 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사세는 기울고 날로 쇠퇴하더니 임란 때에는 산신각을 제외한 모든 건물들이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다. 이와 같이 사찰이 쇠퇴하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용담사를 창건할 당시에 이 곳을 지나던 지사(地師)가 지세를 살피고는 이 절에는 쇠삿갓을 쓰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로 흥하지 못하고 쇠퇴하게 되니 조심하라고 일러주고는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기이하게 여긴 승려들은 항상 경계하여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무더운 여름날 소나기가 억수같이 퍼붓는데 아이를 업은 여인이 솥뚜껑을 머리에 쓰고 비를 피하며 절에 먹을 것을 구하러 들어 왔다고 한다. 그 뒤로는 수백 명이나 되던 스님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신도들도 하나둘씩 발길이 뜸해져 쇠퇴하였다고 전한다

임진왜란 당시 화재로 인하여 모두 소실된 용담사는 조전 중기에 다시 중건되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는 대웅전을 다시 짓고, 무량전과 요사채, 선원으로 구성되어 옛 영화를 되살리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용담사의 부속암자인 금정암은 용담사 앞을 흐르는 길안천의 지류인 개울을 건너 산정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1키로 정도 떨어져 있는 금학산의 8부 능선에 자리잡고 있는데 용담사보다 더 운치가 있다.

금정암으로 오르는 길은 비 포장으로 상당히 가파르지만 최근에 새롭게 길을 넓혀서 승용차로도 오를 수 있다. 이 길은 금학산을 휘감아 도는 것으로 좌우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노송과 기암절벽이 산을 휘감아 흐르는 맑은 물 속에 투영되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금정암 입구 오른쪽 산허리에는 부도와 비석이 세워져 있고 조금 위에 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 터는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고 또는 아름다운 비단을 짜고 있는 옥녀직금형(玉女織錦形)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금정암 좌측으로는 조선 숙종 때에 대사간을 역임한 지촌(芝村) 김방걸선생의 묘소가 있고, 의상대사가 도를 닦았다고 하는 의상바위도 찾아볼 수 있다

금정암의 창건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서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다지만 의상대사가 도를 닦았다는 의상바위가 암자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금정암 중수기에 의하면 1710년 혜심대사에 의하여 중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산길을 만나기 힘든 요즘, 금정암을 찾으려면 용담사에 차를 두고 걸어서 올라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올라가는 산실에 온갖 아름다운 꽃과 풀, 그리고 뛰노는 담비 때와 다람쥐와 아름다운 나비의 춤을 볼려면 아무래도 걸어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용담사 무량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