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시경) 國風(국풍) 周南(주남) 汝墳(여분) 제3장
魴魚頳尾(방어정미) 王室如燬(왕실여훼)
雖則如燬(수즉여훼) 父母孔邇(부모공이)
|
【解】
방어 꼬리가 붉어지듯, 조정의 정치는 불타듯 하네
불타듯 괴로우나, 우리를 구하는 부모는 가까이 왔네.
【注】
방어(魴魚)....... 방어. 정갱이과에 속하는 바다물고기. 길이 1m쯤 되며 옆으로 평 평한 바른 네모꼴로 지방질이 적으며 먹는다.
정미(頳尾)....... 모전(毛傳)에 「정(頳)은 적(赤)임. 고기가 힘이 들면 꼬리가 붉어짐」 이라 했다. 집전(集傳)은 「방어는 본래 꼬리가 흰 것이 원칙인데 지 금 붉다면 힘드는 일을 많이 겪어서이다.」라고 했다. 백성이 고생을 해서 피로한 것을 비유하는 말. 여기서도 부부가 모두 고생을 많이 하 였음.
왕실(王室)...... 은나라 주왕(紂王)의 조정을 지칭함.
여훼(如燬)...... 불타는 듯하다. 훼(燬)는 불이 타는 것.
부모(父母)....... 집전(集傳)에 「부모는 문왕(文王)을 이름」이라 했다.
공이(孔邇)........ 아주 가까이 있다는 것을 말함. 문왕의 덕이 아주 가까이에 와 있다는 말. 사설(師說)에 「이(邇)는 봉역(封域)이 내게 다가오는 것을 말함. 문왕(文王)이 백성을 볼 때 상한 듯이 보고.....」라고 되어있다.
방어가 피로해서 꼬리가 붉어진 것을 조정의 정치방법이 나빠 남편이 쓸데없는 부역에 자주 불려나가 고생하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고생스러운 세대이지만 곧 우리들을 구할 부모와 같은 인군(仁君)이 나타나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자위하고 있다.
모전(毛傳)에서는 왕실의 폭정은 불타는 듯하지만 가까이 있는 부모를 버릴 수는 없어서 부모를 위해 고생을 참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해석하고 있다.
왕실여훼(王室如燬)라는 말은 은나라 주왕(紂王)의 잔혹한 정치를 표현한 것이며 정현(鄭玄)도 이런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인자(仁者)는 백성의 부모라고 하는 것은 고래의 전통사상이다. 문왕(文王)은 은을 멸망시키고 천하를 차지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그 덕성은 넓게 항간에 펴졌다는 점으로 미루어 부모공이(父母孔邇)라 하여 문왕이 천하를 차지하여 선정을 펴 줄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생각된다. 그의 덕을 흠모하고 그에게 백성들의 마음이 모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정이다.
시에 왕실(王室)이라 하며 천하(天下)의 일에 말하는 이상, 부모(父母)라는 말도 단순한 부모를 가리키는 것 보다 천하라는 말과 연관시켜 생각해보는 쪽이 더 자연스러우리라 생각된다. 만일 이 시를 춘추전란 시대의 작품이라면 부모(父母)라고 할만한 인군(仁君)이 없지만 주남(周南)에서는 부모라고 불리울 만한 문왕이 있는 것이다.
시경의 편자가 주남(周南)을 시경 앞부분에 수록한 것은 역시 의도적으로 주초(周初)의 덕을 찬양하는 뜻이 있었다고 믿어진다. 막연히 민요를 모은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여기서 부모라는 말은 문왕(文王)의 덕을 일컫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jpg)
이 곳의 자료는 청남선생님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자료입니다.
자료를 사용하실 때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