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시경) 國風(국풍) 邶風(패풍) 柏舟(백주) 제5장
日居月諸(일거월저) 胡迭而微(호질이미) 心之憂矣(심지우의)
如匪澣衣(여비한의) 靜言思之(정언사지) 不能奮飛(불능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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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
해와 달이여, 왜 이지러져 어둡게 되나
내 마음의 근심은, 빨지 않은 옷을 입어 때묻은 것 같네
조용히 생각하니 괴로운 가슴속은, 새와 같이 날 수도 없네.
【注】
일거월저(日居月諸)..거(居), 저(諸) 모두 어조사임. 이 구절 때문에 일월, 세월, 광음을 거저(居諸)라고 하게 되었음.
호(胡)........... 어찌와 같음.
질(迭)........... 서로 번갈아 간다라는 뜻. 정전(鄭箋)에는 일(日)은 군주(君主)의 상 (象)이며 월(月)은 신하의 상이다. 군주는 항상 해와 같이 밝으나 달 에는 이지러지는 수도 있다. 지금 군이 도를 잃고 소인을 임용해서 대신이 방자한 나머지 해가 달과 같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해가 달과 같이 변해 버렸다고 하는 것이다. 부인의 시라면 해는 정처(正妻)이고 달은 중첩(衆妾)에 해당한다.
미(微)........... 여기서는 일식과 월식으로 보는 것이 좋다.
여비한의(如匪澣衣)... 비(匪)는 불(不)과 같음. 빨지 않는 옷.
분비(奮飛)...... 새가 날개를 펄럭이며 나르는 것.
일식과 월식은 번갈아 일어난다. 월식은 가끔 일어나는 일이지만 지금은 일식까지 일어난다. 너무나 불길한 징조이다. 그러니 내 마음의 수심은 점점 더해만 간다. 그것은 일식이 있었기 때문에 일식에 비유해서 하는 말이다. 내 마음의 수심은 마치 빨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개운치 않고 항상 구름이 끼어 있다. 차라리 새라면 하늘을 훨훨 날아 가려만 새가 아니니 그저 슬플 따름이다. 아아 이 마음의 수심은 언제나 풀릴 것인가.
이 시구의 어조로 보아 부인의 시로 가정하고 남편에게 버림받은 몸이 의지할 때 없어 마치 떠도는 배와 같은 팔자를 비관하고 한탄한 것이며 이 시 다음에 위군(衛君)의 부인의 일을 노래한 시가 계속됨으로 이 시도 위군의 처인 장강(莊姜)을 노래한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삼가시설(三家詩說)에 근거를 둔 말인데 다른 한 편 정현(鄭玄)은 소인배들에게 모함을 받아 군주에게 버림받은 군자의 시라고 하며 또한 주자(朱子)는 부인의 시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전편을 통해 애수에 넘치는 어구의 연속으로 보아 이것을 부인의 시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주자의 높은 식견을 말하는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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