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遊原上(추유원상) 白樂天(백락천)
七月行已半(칠월항이반) 早涼天氣淸(조량천기청)
淸晨起巾櫛(청신기건즐) 徐步出柴荊(서보출시형)
露杖笻竹冷(노장공죽냉) 風襟越蕉輕(풍금월초경)
閑攜弟姪輩(한휴제질배) 同上秋原行(동상추원항)
新棗未全赤(신조미전적) 晩瓜有餘馨(만과유여형)
依依田家叟(의의전가수) 設此相逢迎(설차상봉영)
自我到此村(자아도차촌) 往往白髮生(왕왕백발생)
村中相識久(촌중상식구) 老幼皆有情(노유개유정)
留連向暮歸(여련향모귀) 樹樹風蟬鳴(수수풍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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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도 이미 반은 지나가니
아침은 서늘하고 날씨는 맑네.
시원한 아침에 일어나 머리 빗고
천천히 사립문 밖으로 나가는데
이슬에 젖은 싸늘한 지팡이에
越(월)나라 산 가벼운 파초 옷 입고
한가해서 동생과 조카도 데리고
함께 가을의 들판을 갔네.
풋대추는 아직 다 붉게 익지 않았고
늦게 익은 참외에는 그래도 향기 나는데
고맙게도 시골의 노인
이것들을 내놓고 맞아주는데
나는 이 마을에 와서
이들과 왕래하는 사이 백발도 생겨났네.
마을에는 오래도록 사귄 사람도 있고
노인이나 젊은이 모두 정이 있어
오래도록 놀다가 저녁에야 돌아가니
나무마다 쓰르라미 우는데
올해는 초가을의 비도 충분해
곡식들이 길가에 푸르게 자라고 있어
이를 보기만 해도 사람을 배부르게 하니
반드시 추수를 기다릴 것도 없네.
【註】
早涼(조량)....... 아침의 시원함.
淸晨(청신)....... 시원한 아침.
巾櫛(건즐)...... 머리를 빗고 단장을 함.
柴荊(시형)....... 가시나 잡목으로 만든 문.
露杖(노장)....... 이슬에 젖은 지팡이.
風襟(풍금)...... 바람에 나부끼는 옷깃.
依依(의의)....... 사모하는 모양.
設此(설차)....... 이것을 차려서 접대를 해 준다.
留連(유련)....... 그리워서 차마 떠날 수가 없다.
向暮(향모)....... 날이 저물어서야.
風蟬(풍선)....... 쓰르라미. 매미.
禾黍(화서)....... 곡식.
西成(서성)........ 수확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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