效陶潛體詩(효도잠체시) [四] 白樂天(백락천)
東家采桑婦(동가채상부) 雨來苦愁悲(우내고수비)
蔟蠶北堂前(족잠배당전) 雨冷不成絲(우냉부성사)
西家荷鋤叟(서가하서수) 雨來亦怨咨(우내역원자)
種豆南山下(종두남산하) 雨多落爲萁(우다낙위기)
而我獨何幸(이아독하행) 醞酒本無期(온주본무기)
及此多雨日(급차다우일) 正遇新熟時(정우신숙시)
開甁瀉罇中(개병사준중) 玉液黃金脂(옥액황금지)
持翫已可悅(지완이가열) 歡嘗有餘滋(환상유여자)
一酌發好容(일작발호용) 再酌開愁眉(재작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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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집에 뽕따는 여인
비가 와서 고생으로 시름 많은데
北堂(북당) 섶에 올린 누에
차가운 비로 고치 만들지 않아
서쪽 집에 밭가는 노인
비가 와서 역시 원망하는데
남산 아래 심은 콩
비가 많아 모두 빈 꼬투리 되니
그런데 나만은 다행인 것이
술을 빚는 것은 정한 기간 없고
이렇게 비가 많은 때에 마침
새로 익은 술이 다 되니
항아리 열어 병 속에 담고
옥 같은 액체를 황금 잔에 따라
바라만 봐도 이미 좋은데
맛을 보니 더더욱 좋아.
한잔 마시니 얼굴 색 좋아지고
두 잔 마시니 모든 시름 사라지고
연거푸 너덧 잔 마시니
취기는 사지에 돌아
홀연 나와 만사 잊게 되는데
무엇에도 시비가 없어지니
이때는 연달아 밤비가 와도
취해서 알 수가 없게 되고
마음의 시름 전도되어
도리어 비 근심하는 이의 비웃음 사네.
【註】
東家(동가)...... 동쪽에 사는 이웃.
蔟蠶(족잠)...... 누에가 고치를 만들 수 있도록 섶에 올리는 것.
怨咨(원자)....... 원망스럽고 슬픔.
萁(기)........... 속이 비어 있는 쭉정이.
醞酒(온주)..... 술을 거르다.
持翫(지완)...... 손에 들고 감상함.
歡嘗(환상)...... 기쁜 마음으로 바라봄.
餘滋(여자)...... 좋은 맛.
酣暢(감창)...... 술에 취해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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