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原晩望 白樂天(백락천)
花菊引閑行(화국인한행) 行上西原路(항상서원노)
原上晩無人(원상만무인) 因高聊四顧(인고료사고)
南阡有烟火(남천유연화) 北陌連墟墓(배맥련허묘)
村鄰何蕭疏(촌린하소소) 近者猶百步(근자유백보)
吾廬在其下(오려재기하) 寂寞風日暮(적막풍일모)
門外轉枯蓬(문외전고봉) 籬根伏寒免(이근복한토)
故園汴水上(고원변수상) 離亂不堪去(이난부감거)
近歲始移家(근세시이가) 飄然此村住(표연차촌주)
新屋五六間(신옥오륙간) 古槐八九樹(고괴팔구수)
便是衰病身(편시쇠병신) 此生終老處(차생종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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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이 인도해서 한가롭게 걸어가다
서쪽 高原(고원) 길로 올라서니
고원엔 해 저물어 사람은 없으나
높은 곳에서 사방 바라보니
남쪽 길가엔 밥 짓는 연기
북쪽 길은 묘지로 이어져 있네.
마을은 너무나 쓸쓸하고 흥성
가까워도 오히려 백보는 족히 떨어졌는데
우리 집은 그 밑에 있으며
바람 부는 일몰의 적막함이여!
문밖에는 마른 쑥이 날리며
울타리 밑에는 토끼가 숨어 있고
고향은 汴水(변수) 가이지만
전란으로 갈 수도 없으니
근래에 비로소 이사를 해서
그럭저럭 이 마을에서 살게 되었는데
새로 지은 집은 오륙 칸
회나무 노목이 여 아홉 그루
아마도 쇠약하고 병든 몸
여기가 늙어서 생을 마치는 곳이리.
【註】
閑行(한행)...... 한가롭게 산책을 하다.
因高(인고)...... 高原(고원)에서.
南阡(남천)...... 남북으로 통하는 길을 阡(천)이라 함.
烟火(연화)..... 밥을 짓는 연기.
北陌(배맥)...... 북쪽 길.
墟墓(허묘)...... 황폐한 묘지.
風日暮(풍일모)... 바람 부는 가운데 해가 지다.
寒免(한토)...... 겨울의 토끼.
離亂(이란)...... 전란으로 떠나다.
近歲(근세)...... 요지음. 가까이.
終老處(종노처)... 노후를 보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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