楚辭(초사) 離騷(이소) 後段(후단) 少司命(소사명)

 

 

秋蘭兮麋蕪(추란혜미무) 羅生兮堂下(나생혜당하) 綠葉兮素枝(녹엽혜소지) 芳菲菲兮襲予(방비비혜습여) 夫人兮自有美子(부인혜자유미자) 蓀何以兮愁苦(손하이혜수고) 禾龜蘭蕙靑靑(화구란혜청청) 綠葉兮紫莖(녹엽혜자경) 滿堂兮美人(만당혜미인) 忽獨與我兮目成(홀독여아혜목성) 入不言兮出不辭(입불언혜출불사) 乘回風兮載雲旗(승회풍혜재운기) 非莫悲兮生別離(비막비혜생별리) 樂莫樂兮新相知(낙막락혜신상지) 荷衣兮蕙帶(하의혜혜대) 儵而來兮忽而逝(숙이래혜홀이서) 夕宿兮帝郊(석숙혜제교) 君誰須兮雲之際(군수수혜운지제) 與女遊兮九河(여녀유혜구하) 衝風至兮水揚波(충풍지혜수양파) 與女沐兮咸池(여녀목혜함지) 晞女髮兮陽之阿(희녀발혜양지아) 望媺人兮未徠(망미인혜미래) 臨風怳兮浩歌(임풍황혜호가) 孔蓋兮翠旍(공개혜취정) 登九天兮撫彗星(등구천혜무혜성) 慫長劍兮擁幼艾(종장검혜옹유애) 蓀獨宜兮爲民正(손독의혜위민정)

 

 

【解】

<群巫(군무)- 무녀- 上堂(상당), 노래함>

秋蘭(추란)과 궁궁이,

堂下(당하)에 나란히 나 있도다.

녹색 잎에 흰 가지,

좋은 향기 몸에 다가오네.

<助巫堂(조무당) 上場(상장), 노래함.>

저 사람에겐 좋은 사람이 있는데

왜 그대는 걱정하고 괴로워하시나요.

<少司命(소사명)- 男巫(남무)- 上場(상장). 群巫(군무) 노래함>

秋蘭(추란)은 靑靑(청청),

푸른 잎에 푸른 줄기.

神樂堂(신악당) 가득 찬 미인들 가운데,

司命(사명)님은 내게만 눈길을 주어 마음이 통했답니다.

<少司命(소사명) 退場(퇴장), 助巫(조무) 노래함>

신께서는 여기 오셨을 때도 말이 없으셨는데,

지금 가실 때도 아무 말도 없으시며,

회오리바람을 타고 구름 깃발을 단체 가버렸다네.

<群巫(군무) 노래함>

슬픔 가운데 생이별보다 더 슬픈 것 없고,

즐거움은 서로 마음을 터놓는 것보다 더 즐거운 것이 없나이다.

司命(사명)님은 연잎 옷에 蕙帶(혜대)를 하고,

갑자기 오셨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가버렸다네.

저녁 때 帝京(제경) 교외에 머물렀는데,

저 구름 곁에서 司命(사명)님은 누구를 기다리고 계시는 걸까.

(설마 나는 아니겠지)

당신과 함께 咸池(함지)에서 머리를 감고,

그대 머리를 햇빛 잘 드는 산골짝에서 말리려고 했는데,

아름다운 그대 살펴보았으나 아직도 오지 않아,

부는 바람 향해 울적한 마음으로 소리 높이 부르옵니다.

공작 양산에 翠旍(취정) 깃발,

하늘 높이 올라가 彗星(혜성)을 쓸어버리고,

장검 뽑아 세상의 老若男女(노약남녀) 擁護(옹호)하네.

그대만이 오직 홀로 만민의 주재자로 합당한 분이네.

 

【註】

少司命(소사명)...... 星神(성신)이며 男神(남신)같으며, 文 昌宮(문창궁)의 제5성, 司中(사중)(周 禮(주례), 鄭注(정주))을 신격화한 것 임. 大司命(대사명)의 補佐(보좌)이며 정의를 관장하는 신인 듯함.

秋蘭(추란)...... 가을에 피는 국화과 식물. 離騷(이소) 제1소단에도 보임.

麋蕪(미무)...... 궁궁이라는 약초. 미나리과 식물. 잎 은 미나리와 비슷하고 강한 향기가 남. 가을에 작고 흰 꽃이 핌. 地下莖 (지하경)은 약용.

堂(당)...... 神樂殿(신악전). 높이 설치한 무대라 고 생각됨.

素枝(소지)...... 희게 보이는 가지. 어떤 책에는 華 (화)로 되어 있음.

襲予(습여)...... 향기가 자기에게 다가옴. 予(여)는 主 祭者(주제자)인 무녀의 자칭.

夫人兮自有美子(부인혜자유미자)...... 저 분(少司命(소사명))에게는 벌써 자 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美子(미 자)는 사랑하는 여자.

蓀(손)...... 香草名(향초명). 전해서 愛敬(애경)의 뜻을 갖는 이인칭 대명사. 여기서는 助巫(조무)가 祭巫(제무)에게 대해서 사용했다.

滿堂兮美人(만당혜미인)...... 神樂殿(신악전)에 美人(미인) 무녀가 가득 있는데.

目成(목성)...... 눈길을 주어 好意(호의)가 통함.

入不言兮出不辭(입불언혜출불사)...... 少司命(소사명)은 神樂殿(신악전)에 들어올 때나 나갈 때 아무런 말을 하 지 않음.

乘回風兮載雲旗(승회풍혜재운기)...... 회오리바람 차를 타고, 구름 깃발을 차 위에 세움.

非莫悲兮生別離(비막비혜생별리)...... 다음에 樂莫樂兮新相知(낙막락혜신상 지)와 함께 少司命(소사명)과 目成(목 성)해서 戀情(연정)을 통한 즐거움이, 一轉(일전)해서 생이별이 된 무당들의 깊은 슬픔을 서술한 것.

荷衣兮蕙帶(하의혜혜대)...... 少司命(소사명)의 복장을 말함.

儵而(숙이)...... 갑자기. 곧. 즉시. 어떤 책에는 倏而 (숙이)로 되어 있음.

帝郊(제교)...... 天帝(천제)의 서울 교외.

君(군)...... 少司命(소사명)을 지칭.

與女遊兮九河(여녀유혜구하), 衝風至兮水揚波(충풍지혜수양파)...... 이 2구는 錯簡(착간)일 것이다.(1) 古 本(고본)에는 이 2구가 없음. (2) 王 逸(왕일)도 注(주)를 加(가)하지 않았 음. (3) 河伯(하백)의 처음 2구가 이 것과 거의 같음. 그래서 補注(보주)는 마땅히 삭제해야 할 것이라고 했고, 朱注(주주)도 여기에 따르고 있다.

與女沐兮咸池(여녀목혜함지), 晞女髮兮陽之阿(희녀발혜양지아)...... 女(여)는 汝(여). 祭巫(제무)가 少司 命(소사명)을 이르는 말. 沐(목)은 머 리를 감다. 咸池(함지)는 별 이름. 蓋 天地(개천지)임 (王注(왕주)). 晞(희) 는 乾(건)임(王注(왕주)). 陽之阿(양 지아)는 向陽(향양)의 山河(산하)(考 (고)). 離騷(이소)에 아침에 머리를 洧盤(유반)에서 감는다고 되어 있고, 遠遊(원유)에 아침에 머리를 湯谷(탕 곡)에서 감고, 저녁에 余(여)가 몸을 九陽(구양)에서 말릿는다라고 있음. 머리를 감는다는 것은 자기를 齋戒(재 계)해서 天佑(천우)를 받으려고 하는 것임(王注(왕주))이라 했으나, 아마도 함께 즐거움을 누리자는 뜻이리라.

望媺人兮未徠(망미인혜미래)...... 媺人(미인)은 少司命(소사명)을 일컬 음. 媺(미)가 어떤 책에는 美(미)로 되어 있음. 徠(내)도 어떤 책에는 來( 내)로 되어 있음.

臨風怳兮浩歌(임풍황혜호가)...... 臨風(임풍)은 부는 바람을 맞는다. 怳 (황)은 恍(황)과 같음. 自失(자실)의 모양. 浩歌(호가)는 소리 높이 노래 함.

孔蓋(공개)...... 孔雀(공작) 나래로 장식한 차 위에 비 단 휘장.

翠旍(취정)...... 翡翠(비취) 날개로 만든 깃발.

九天(구천)...... 離騷(이소)에 있음.

撫彗星(무혜성)...... 撫(무)는 掃除(소제)함. 彗星(혜성)은 妖星(요성), 꼬리별.

慫長劍(종장검)...... 慫(종)은 挺拔(정발)이란 뜻.

擁幼艾(옹유애)...... 擁(옹)은 擁護(옹호). 幼艾(유애)는 老小(노소). 幼少(유소)임. 艾(애)는 長(장)임(王注(왕주)).

蓀(손)...... 前出(전출). 少司命(소사명)을 이름.

民正(민정)...... 만민의 평정(王注(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