井底引銀甁(정저인은병) 白樂天(백락천)
井底引銀甁(정저인은병) 銀甁欲上絲繩絶(은병욕상사승절)
石上磨玉簪(석상마옥잠) 玉簪欲成中央折(옥잠욕성중앙절)
甁沈簪折知奈何(병침잠절지나하) 似妾今朝與君別(사첩금조여군별)
憶昔在家爲女時(억석재가위녀시) 人言擧動有殊姿(인언거동유수자)
嬋娟兩鬢秋蟬翼(선연량빈추선익) 宛轉雙蛾遠山色(완전쌍아원산색)
笑隨戲伴後園中(소수희반후원중) 此時與君未相識(차시여군미상식)
妾弄靑梅憑短牆(첩농청매빙단장) 君騎白馬傍垂楊(군기백마방수양)
牆頭馬上遙相顧(장두마상요상고) 一見知君卽斷腸(일견지군즉단장)
知君斷腸共君語(지군단장공군어) 君指南山松柏樹(군지남산송백수)
感君松柏化爲心(감군송백화위심) 暗合雙鬟逐君去(암합쌍환축군거)
到君家舍五六年(도군가사오륙년) 君家大人頻有言(군가대인빈유언)
聘則爲妻奔是妾(빙칙위처분시첩) 不堪主祀奉蘋蘩(부감주사봉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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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
우물 밑에서 은병을 끌어올리려는데
은병 올라오려 하는데 줄이 끊어졌네.
돌 위에 옥비녀를 가는데
옥비녀 다 되려하는데 가우대가 부러졌네.
병이 가라앉고 비녀 불어진 것 어찌 할 수 없는 일인데
오늘 아침 임과 이별한 내 신세와 너무나 같다.
생각하니 옛날 친정에서 처녀로 있을 때
사람들은 모두 말하기를 행동거지 뛰어난다고
검은 양쪽 살쩍은 매미 날개 같다고
아름다운 두 눈썹은 먼 산의 짙은 색과 같았다 했네.
후원 중에 친구들과 웃으며 놀고 있었는데
그때는 아직 그대와 알지 못했을 때.
어느 날 내가 낮은 담에 기대어 청매 갖고 놀 때
그대는 백마 타고 수양버들 가에 와서
담 밑에 나와 말위에 그대 멀리서 서로 보며
한눈에 곳 그대가 나를 좋아하게 된 것 알았네.
좋아하는 줄 알기에 함께 이야기를 했더니
그대는 南山(남산)의 松柏(송백)을 가리키며
송백과 같은 마음으로 변치 않고 사랑한다하기에
갈라진 긴 머리 얹고 그대를 따라가서
그대 집에서 오륙년을 사니
그대집의 어른들이 자주 말씀을 하시기를
폐백 주고 맞이하면 처이고 그냥 데려오면 첩
감히 조상의 제사를 모시게 할 수가 없다고.
그래서 그대 집에서 살 수 없다는 것 알았으나
그 문을 나가도 갈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하리.
어찌 우리 부모 좋은 집에 살고 있지 않으며
또한 친척들도 고향에 많이 있으나
몰래 왔기에 그간 소식도 전하지 않았으니
오늘에 와서 슬프고 부끄러워 갈수도 없는 일
그대를 의지한 하룻밤의 풋사랑으로
내 백년의 몸 그르쳤으니
세상에 어리석은 처녀들께 하고픈 말은
신중하게 자기 몸을 간직하며 경솔하게 남에게 맡기지 말라고.
【註】
井底引銀甁(정저인은병)... 처녀들의 철없는 행동을 경계하는 내용.
玉簪(옥잠)..... 옥으로 만든 비녀.
知奈何(지나하)... 어찌하면 좋을지 알수가 없다.
擧動(거동)....... 行實(행실).
嬋娟(선연)...... 아름다운 모양.
秋蟬翼(추선익)... 가을 매미 날개와 같이 투명하고 아름답다.
宛轉(완전)....... 아름아운 모양.
戲伴(희반)....... 함께 놀던 벗.
弄靑梅(농청매)... 푸른 매실의 열매를 갖고 놀다.
牆頭(장두)...... 담장 밑.
斷腸(단장)...... 애틋한 사랑의 표현. 슬픔을 표현할 때도 쓰임.
雙鬟(쌍환)...... 처녀의 양쪽으로 갈라진 머리. 이를 합쳐 하나로 하면 성인의 쪽머 리가 된다.
舍(사).......... 머물러 살다.
大人(대인)...... 어른 들.
主祀(주사)...... 제사를 모시다.
奉蘋蘩(봉빈번)... 연전에 제물을 바치다.
情親(정친)........ 정이 두터운 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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