隋堤柳(수제류) 白樂天(백락천)

 

隋堤柳(수제류) 歲久年深盡衰朽(세구년심진쇠후) 風飄飄兮雨蕭蕭(풍표표혜우소소) 三株兩株汴河口(삼주량주변하구) 老枝病葉愁殺人(노지병섭수살인) 曾經大業年中春(증경대업년중춘) 大業年中煬天子(대업년중양천자) 種柳成行夾流水(종류성항협류수) 西自黃河東至淮(서자황하동지회) 綠影一千三百里(녹영일천삼백리) 大業末年春暮月(대업말년춘모월) 柳色如烟絮如雪(유색여연서여설) 南幸江都恣佚遊(남행강도자일유) 應將此柳繫龍舟(응장차류계룡주) 紫髥郎將護錦纜(자염낭장호금람) 靑娥御史直迷樓(청아어사직미누) 海內財力此時竭(해내재력차시갈) 舟中歌笑何日休(주중가소하일휴) 上荒下困勢不久(상황하곤세부구) 宗社之危如綴旒(종사지위여철류) 煬天子(양천자) 自言福祚長無窮(자언복조장무궁) 豈知皇子封酅公(개지황자봉휴공) 龍舟未過彭城閣(룡주미과팽성각) 義旗已入長安宮(의기이입장안궁) 蕭牆禍生人事變(소장화생인사변) 晏駕不得歸秦中(안가부득귀진중) 土墳三尺何處葬(토분삼척하처장) 吳公臺下多悲風(오공대하다비풍) 二百年來汴河路(이백년내변하노)

 

 

隋(수)나라 운하 제방에 심긴 버들은

오랜 세월 지나니 모두 늙고 썩기 시작

바람은 쌩쌩 불고 비는 처적처적 내리는데

두 그루 세 그루씩 汴江(변강) 언덕에 서있어.

묵은 가지와 병든 잎이 보는 사람 슬프게 하는데

일찍이 大業(대업) 연간 봄에도 있었던 것

대업 언간에 천자인 煬帝(양제)는

버들을 물 흘러가는 강 양안에 심어

서쪽은 黃河(황하)에서 동쪽은 淮水(회수)까지

푸른 그늘 천삼백 리나 이어졌는데

대업 말년 봄이 다 지나가는 삼월엔

버들 색은 연기와 같았고 꽃은 눈과 같았는데

남쪽 江都(강도)로 행차해서 호탕하게 놀 때

응당 이 버들에 乘船(승선)을 매었으리.

붉은 수염의 근위 장수 비단 뱃줄 지켰고

눈썹아름다운 여관이 迷樓(미루)에서 숙직을 했으리라

천하의 財力(재력)은 이때 다 말라버렸어도

뱃속의 노래와 웃음소리 어느 날에 그치리.

윗사람이 거칠고 아랫사람 어려우면 권세는 오래 못가는 것

국가의 위태로움 冠(관)에 단 구슬과 같은데

그래도 煬帝(양제)는

자기의 행복은 영원무궁하다고 말 하니

어찌 알았을까 자기 아들이 공작으로 강등한 것

煬帝(양제)의 배가 彭城閣(팽성각)을 지나기 전에

의병의 깃발은 이미 長安(장안) 궁성 안에 들어가

담 안에 재앙이 생기고 인심은 변해

천자는 죽어 長安(장안)으로 돌아갈 수 없었으니

불과 석자 土墳(토분)으로 묻힌 곳은

吳公臺(오공대) 아래이며 슬픈 바람 부는 곳.

그로부터 이백년 汴江(변강) 물길에는

모래밭에 잡초가 아침저녁으로 안개 속에 쌓여있네.

후세의 황제가 무엇으로 전대의 황제를 거울삼아 볼 것인가

청컨대 보시요! 수나라 재방에 심긴 망국의 버들을.

【註】

隋堤柳(수제류)... 隋(수)의 煬帝(양제)가 즉위 초 남녀 백여만 명을 증발해서 만든 대 운하 재방에 심은 버드나무.

歲久年深(세구년심)... 세월이 오래되어 여러 해가 지나갔음.

愁殺(수살)....... 매우 슬프게 함.

大業(대업)...... 煬帝(양제)의 年號(연호).

淮(회).......... 淮水(회수).

絮(서)......... 버드나무 꽃.

佚遊(일유)..... 분에 넘친 놀이.

龍舟(룡주)..... 용 모양으로 만든 배.

紫髥(자염)..... 붉은 수염.

郎將(낭장)..... 郎將(낭장). 황제의 호위병.

錦纜(금람)...... 비단으로 만든 닻줄.

靑娥御史(청아어사)... 미모의 女官(여관)으로 어사의 칭호를 받는 자.

直(직)........ 숙직을 하다.

迷樓(미루)..... 煬帝(양제)가 項昇(항승)을 기며 교묘하게 宮室(궁실)을 만들어, 잘 못 거기 들어간 자는 나갈 수 없게 미로처럼 만들었기에 미루라 하 였다. 江都(강도)에 있었다고 한다.

海內(해내)...... 天下(천하).

宗社(종사)..... 종묘사직. 천자의 조상을 제사지내는 궁과 토지 신을 제사지내는 궁.

국가를 나타내는 말로도 쓰인다.

綴旒(철류)..... 관에 달린 구슬. 위험하다는 뜻으로 쓰임.

福祚(복조)...... 복.

酅公(휴공)...... 煬帝(양제)의 손자인 隋(수)의 恭帝(공제)는 唐(당)의 高祖(고조)로 있다가 廢位(폐위)되어 酅國公(휴국공)으로 강등된 일.

彭城閣(팽성각)... 煬帝(양제)가 세운 누각. 江都(강도) 서북에 있었다.

義旗(의기)...... 의병의 깃발.

蕭牆禍(소장화)... 내부에서 일어나는 화.

晏駕(안가)....... 천자가 죽는 것.

秦中(진중)...... 長安(장안).

土墳(토분)..... 흙무덤.

吳公臺(오공대)... 일명 鷄臺(계대). 陳(진)의 吳明徹(오명철)이 증축했으므로 이렇게 불렀는데, 煬帝(양제)가 여기에 묻혔다.

沙草(사초)...... 모래 언덕에 돋아난 잡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