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除戶曹喜而言志(초제호조희이언지) 白樂天(백락천)
詔授戶曹掾(조수호조연) 捧詔感君恩(봉조감군은)
感恩非爲己(감은비위기) 祿養及吾親(녹양급오친)
弟兄俱簪笏(제형구잠홀) 新婦儼衣巾(신부엄의건)
羅列高堂下(나렬고당하) 拜慶正紛紛(배경정분분)
俸錢四五萬(봉전사오만) 月可奉晨昏(월가봉신혼)
廩祿二百石(름녹이백석) 歲可盈倉囷(세가영창균)
喧喧車馬來(훤훤거마내) 賀客滿我門(하객만아문)
不以我爲貪(부이아위탐) 知我家內貧(지아가내빈)
置酒延賀客(치주연하객) 客容亦歡欣(객용역환흔)
笑云今日後(소운금일후) 不以憂空樽(부이우공준)
答云如君言(답운여군언) 願君少逡巡(원군소준순)
我有平生志(아유평생지) 醉後爲君陳(취후위군진)
人生百歲期(인생백세기) 七十有幾人(칠십유기인)
浮榮及虛位(부영급허위) 皆是身之賓(개시신지빈)
唯有衣與食(유유의여식) 此事粗關身(차사조관신)
苟免飢寒外(구면기한외) 餘物盡浮雲(여물진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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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명으로 戶曹(호조)의 벼슬 받아
詔書(조서) 받들고 인군 은혜 감사하는데
은혜 감사함은 비단 내뿐만이 아니고
祿養(녹양)이 내 부모에게 까지 미치기 때문
형제도 모두 관리가 되어
새 며느리들도 의젓하게 의복을 차려입고
부모계시는 높은 당 아래 늘어서
문안의 말씀 분분하게 올리네.
俸祿(봉록)은 사오만 錢(전)
매월 아침저녁으로 좋은 음식 올릴 수 있고
녹으로 받는 쌀은 이백 석
매년 곡식창고를 채울 수 있네.
분주히 車馬(차마)로 손님이 오고
우리 집 문에는 하객으로 가득
내가 탐하는바가 없어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아도
술자리 만들어 이들을 접대하니
손님마다 기뻐하는데
웃으면서 말하기를 금일 후로는
술통이 빌 걱정은 없다고
나도 대답하기를 그대들 말하는 대로지만
바라건대 조금만 기다려주게.
내가 평생 마음에 있는 말
취한 탓으로 그대에게 말하리니
인생은 백년이 한도라 하지만
칠십이 된 사람 몇이나 있나.
그런 인생의 헛된 명예와 허망한 지위
모두 몸에 붙은 하잘 것 없는 장식에 불과한 것
오직 꼭 필요한 의복과 음식은
몸에 없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지만
진실로 기갈과 추이를 면하는 것 이외
나머지 물건은 모두 뜬구름과 같은 거라고.
【註】
初除戶曹喜而言志(초제호조희이언지)... 처음으로 戶曹參軍(호조참군)으로 임명된 때의 작품.
戶曹掾(호조연)... 戶曹參軍(호조참군).
祿養(녹양)...... 祿俸(녹봉)을 나누어 부모를 봉양함.
簪笏(잠홀)...... 관직에 나간다는 말.
儼(엄).......... 옷을 차려 입는다.
高堂(고당)..... 높은 사랑방.
紛紛(분분)..... 盛(성)한 모양. 많은 모양.
晨昏(신혼)...... 아침저녁.
廩祿(름녹)..... 녹봉으로 받는 곡식.
倉囷(창균)..... 곡식을 넣는 곳간.
喧喧(훤훤)...... 시끄러운 모양.
置酒(치주)....... 술자리를 마련하다.
空樽(공준)...... 술통이 비다.
逡巡(준순)...... 잠시 뒤로 물리다. 술을 먹다 잠시 멈추다.
陳(진).......... 陳述(진술).
期(기)........... 期限(기한).
關(관).......... 관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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