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昭君村(과소군촌) 白樂天(백락천)
靈珠産無種(령주산무종) 彩雲出無根(채운출무근)
亦如彼姝子(역여피주자) 生此遐陋村(생차하누촌)
至麗物難掩(지려물난엄) 遽選入君門(거선입군문)
獨美衆所嫉(독미중소질) 終棄於塞垣(종기어새원)
惟此希代色(유차희대색) 豈無一顧恩(개무일고은)
事排勢須去(사배세수거) 不得由至尊(부득유지존)
白黑旣可變(백흑기가변) 丹靑何足論(단청하족논)
竟埋代北骨(경매대북골) 不返巴東魂(부반파동혼)
慘澹晩雲水(참담만운수) 依稀舊鄕園(의희구향원)
姸姿化已久(연자화이구) 但有村名存(단유촌명존)
村中有遺老(촌중유유노) 指點爲我言(지점위아언)
不取往者戒(부취왕자계) 恐貽來者寃(공이내자원)
至今村女面(지금촌녀면) 燒灼成瘢痕(소작성반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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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珠(진주)는 종자 없이 생기고
오색구름도 뿌리 없이 생기니
역시 王昭君(왕소군)과 같은 저 미인
이 벽촌에서 태어났네.
그 아름다움 세상에 감춰지지 못하고
갑자기 간택되어 궁중에 들어가니
홀로 아름다워 모두에게 시기 받아
끝내 요새 밖 오랑캐에게 가게 되었네.
생각하면 절세의 미인이니
어찌 천자의 은총 받지 못할까만
일이 꼬여 부득이 떠났으나
천자의 뜻은 어니였다네.
흰 것을 검게도 할 수 있고
그림 따위 논할 것도 없는데
결국 그녀는 뼈를 代州(대주) 북쪽에 묻고
고향인 巴東(파동)에는 혼도 돌아오지 못 했네.
쓸쓸한 저녁 구름과 강물의 빛
미인의 고향은 옛날과 다름없으나
아름다운 그녀의 자태는 이미 살아진지 오래
다만 昭君村(소군촌)이란 이름만 남아
마을에 노인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내게 말하기를
지난일의 경계를 취하지 않으면
장래에 근심을 부르게 될 것이니
지금도 마을에선 여자 얼굴에
불로 지저 흉터를 남긴다, 라고
【註】
昭君村(소군촌)... 王昭君(왕소군)이 태어난 마을.
姝子(주자)....... 美人(미인).
遐陋村(하누촌)...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궁핍한 마을.
塞垣(새원)....... 성곽. 성곽 저쪽의 蠻地(만지).
希代色(희대색)... 절세의 미인.
事排(사배).......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至尊(지존)....... 天子(천자).
丹靑(단청)....... 채색된 그림.
代北(대북)....... 옛날 중국에 代國(대국) 북쪽.
巴東(파동)....... 지금의 四川省(사천성) 동편.
慘澹(참담)...... 검고 채색이 되지 않는 모양.
依稀(의희)...... 그런대로.
姸姿(연자)...... 아름다운 모양.
來者寃(내자원)... 장래의 근심.
燒灼(소작)...... 불로 태우다.
瘢痕(반흔).......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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