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포
수의(壽衣)은 딸들이 한다.
안동지방의 흙은 모래와 진흙의 비율이 잘 배합된 사질양토가 많아서 삼의 대가 가늘고 마디가 곱게 잘 자라 옛날부터 삼베 길쌈이 성행했다.
지금은 합성섬유의 발달로 사양길로 접어든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안동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안동포이다.
삼베의 재료인 삼은 우리 나라 전역에서 고루 자라는 한해살이 풀인데 다 자란 삼의 줄기를 삼굿에 쪄서 벗겨낸 하얀 줄기는 겨릅띠라고 하여 땔감으로 쓰기도 하고 초가지붕을 이을 때 사용하기도 했다.
삼은 요사이 흔히들 대마(大麻)라고 하는데 그 잎은 환각성분이 있는 마약이어서 정부에서 허가를 얻어 야만 재배할 수 있고, 가을에 삼을 수확할 때 시청의 직원이 현장에 나와 잎을 수거해서 불태우거나 딴에 묻어 버린다.
안동포에는 생베와 황베가 있다.
삼중에 쪄서 벗겨낸 껍질을 물에 담가 불렸다가 <톱>으로 겉껍질을 벗겨낸 후 째고, 삼고, 돌꼇에 올려 실꼇으로 만들고 베틀에 얹어 짠 천을 생베 또는 생포(生布)라 한다
이렇게 짠 생베를 조 짚(좁쌀 대궁)을 태운 잿물에 넣었다가 말렸다가 하는 일을 거듭하여 바랜 다음에 축축하게 된 상태에서 체로 받쳐서 곱게 된 조짚대를 두텁게 발라 솥에 찌거나, 불 땐 방 아랫목에 묻어두었다가 씻어서 바랜 것을 황베 또는 황포(黃布)라고 부른다
나라 안에서 비단 못지 않게 값진 물건으로 치던 안동포도 이제는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수의로서는 아직도 당연 안동포를 손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례법(祭禮法)은 아직도 화장(火葬)보다가는 토장(土葬)이 많다. 시신(屍身)을 흙에 묻으면 시신이 썩는 냄새를 맡고, 나무뿌리와 풀뿌리가 모여들어 눈코를 뒤 감고, 온간 벌래가 달려들어 시신을 파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안동포로 수의(壽衣)를 만들면 나무 뿌리도 벌레도 달려들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안동포가 대마초인 독초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안동지방에서는 예로부터, 산 사람이 사는 양택(陽宅)은 아들들이 지어 양친부모를 보시고 살고, 음택(陰宅) 즉 널과 수의는 딸들이 마련하면 좋다는 풍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곳의 자료는 청남선생님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자료입니다.
자료를 사용하실 때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