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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어사이재도

청남

 

 

어사이재도

 

조선시대 말기에 이재도라는 유명한 어사가 있었다. 강직하고 공명정대했던 그가 암행을 하고 있을 때였다.

경상도 안동지방의 암행 길에 오른 이재도는 해가 질 무렵 하루 묵어갈 곳을 찾던 중 어느 잔칫집을 발견했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므로 마을 사정도 탐색하고 밥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주인을 찾았으나 문 앞에서 거절당하였다.

 

돌아서 나오던 그는 십오륙 세 정도의 소년이 담 밑에 기대어 있는 것을 보고, 근처에 잠잘 만한 곳을 물었다. 소년은 누추하지만 자기의 집으로 가지 않겠느냐 하며 이재도를 안내했다. 소년의 집은 가난했으나, 정갈한 분위기였다.

 

누나인 듯한 처녀가 소년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떡을 내놓았다. 소년은 떡을 먹지 않고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배가 고파서 떡을 허겁지겁 먹던 이재도는 소년의 행동이 이상하여 물었다. 주저하던 소년은 기막힌 사정을 이야기했다.

 

원래 자신의 가문은 이렇게 초라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살아있을 때만해도 남에게 싫은 소리는 듣지 않았다고 했다.

궁금해진 이재도가 더 캐물으니, 고향은 서울이며 이 곳에 온 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고을 원님으로 부임하여 왔는데, 식구가 세 명뿐이다 보니 떨어져 살기가 뭣해서 서울에 있는 집을 처분하고 내려왔다고 했다.

 

당시 이 마을 유지가 사돈을 하자며 매파를 보냈기에 혼약을 이미 치렀는데, 그 유지가 소년의 아버지가 죽은 후 가세가 기울어져 살기가 힘든 것을 보고 일방적으로 파혼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이재도는 고향인 서울로 상경하지 않은 까닭을 물었다. 소년은 당장 올라가고 싶기는 하지만 가까운 친척도 없고 재산도 없는데 서울 땅에서 어떻게 살겠느냐고 말했다.

 

소년은 한참 조용히 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이재도가 처음 찾아간 잔칫집이 자신과 혼약을 했다가 일방적으로 약혼을 깨트린 집인데, 지금 준비하는 잔치가 다른 사위를 맞을 혼례식 준비이며, 방금 이재도가 먹은 떡이 그 집의 것이라고 했다. 소년의 누이가 그 집 잔치 준비를 돕고 얻은 대가라는 것이다.

 

소년의 사연을 듣고 난 어사 이재도는 소년에게 종이와 붓을 부탁했다.

편지를 다 쓴 어사는 소년에게 급한 심부름을 갔다 오라고 다시 부탁했다. 어리둥절한 듯 멀뚱히 바라보는 소년에게 이재도는 자신이 어사임을 밝히고 이 고을을 다스리는 관아에 가서 편지를 꼭 전하라고 했다.

 

그 날 밤이 늦도록 관아는 분주했다.

아침이 되자 신랑을 맞기 위해 골목길과 큰길을 단장하던 잔칫집은 원님의 행차에 발칵 뒤집어졌으나, 다행히도 그 집을 지나 소년의 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소년의 집에 들어간 원님은 이재도를 가마에 태우고 소년에게 사모관대를 갖춘 후 말에 태워서 잔치 집으로 들어갔다.

 

잔치집은 원님의 행차에 놀라고 있는 데, 뒤이어 어사출도라는 외침에 몸둘 바를 모르고 있었다. 상석에 자리잡은 이재도는 혼주를 불러 소년과의 약혼 사실을 확인하고, 파혼을 무효로 하는데 의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혼주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어도 처음 잘못이 자신에게 있으며, 지금 신랑 복색을 한 소년이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또한 어사가 후견인으로 있으니 할 수 없이 식을 올려 버렸다.

 

뒤늦게 도착한 다른 신랑은 상황이 맹랑하게 돌아가는데, 상대가 암행어사 신분이라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심정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어사 이재도는 혼례가 끝날 때를 맞추어 온 이들을 붙들고

이 초행 역시 내가 해결하리라하며 직접 소년의 집으로 행렬을 이끌었다.

 

소년의 집에는 어사의 또 다른 조처가 있었던지, 혼례 준비가 끝나 있었고 혼기를 놓칠 번한 소년의 누이가 예복을 갖추고 있었다. 어사에게 끌려오면서 적잖게 당황한 초례 행렬은, 재산이 없을 뿐 가문은 허술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혼례를 치렀다.

 

혼례 후 사돈이 된 세 가문을 모아 놓은 어사는, 흥정에도 선후가 있는데 이렇게 큰 일에 선후가 없겠느냐. 먼저의 혼약이 파기 된 것도 재물이 원인이고 보면 이런 방법도 괜찮으니

내 뜻에 따르도로 하라.고 한 후 세 집의 재산을 삼등분 하여 나누어 가지게 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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