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이 타령
이 가사는 필자가 어릴 때 각설이꾼들이 때지어 다니며 구걸하며 합창하는 것을 들었는데 그때는 어려서 무슨 말인지 잘 알 수가 없다. 지금 가사집을 보고 찾아 보니 감회가 깊다.
각설이꾼들은 동내에 상례나 혼례나 무슨 큰일이 있는 집을 용캐도 알아내어 꼭 그 집에 때지어 가서 구걸을 하는데 그 집에서는 행사를 무사이 잘 마치기 위해 금품을 주어 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필자가 자란 곳은 안동군 풍산읍이 었다.
일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일월이 삼삼하야 삼삼 밤중 샛별이 완연하네
이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이월이 삼삼하야 삼삼 이경 샛별이 완연하네
삼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삼촛대 놋촛대 기생 앞으로 돌아온다
사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사신에 행차는 바쁜 길 외나무다리를 만나서 점심 채비가 늦어진다
오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오관천자(오관참장)는 관원장(관운장) 적토마를 집어타고 제갈 선생 찾아가네
육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육관도사는 석숭이 학생 여덟을 다리고 해동(놀러가다)하러 가는구나
철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칠월은 삼삼야 삼삼 추경 산에도 지저귀고 팔 년 세월을 다 보냈네
팔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팔십에도 생남자 아들 놓으니 팔 형제 한 서당에 글을 배와 천자 한 권도 못 띠고 과거 의기만 힘쓴다
구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구암사 청산 늙은 중 시대 삿갓을 숙여 쓰고 마실 동냥을 니려 온다
십자나 한자 들고나 봐라
십십이 두번 들어 일등포수야 불정에 저 범 잡고 놀러가세
우여 그리나 잘하노니 선생이 누구더냐 칠기 살이나 먹었는지 서리 서리도 잘하고
꾸정물 동이나 먹었는지 걸지걸지도 잘하네
이놈 자석이 이래도 한 푼 돈에 팔려서 중입재를 넘다가 돈배락(돈벼락)을 맞었다네
자료제공: 안동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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