楚辭(초사) 離騷(이소) 後段(후단) 東皇太一(동황태일)

 

吉日兮辰良(길일혜진량) 穆將愉兮上皇(목장유혜상황) 撫長劍兮玉珥(무장검혜옥이) 璆鏘鳴兮琳琅(구장명혜림랑) 瑤席兮玉瑱(요석혜옥진) 盍將把兮瓊芳(합장파혜경방) 蕙肴蒸兮蘭藉(혜효증혜란자) 奠柱酒兮椒漿(전주주혜초장) 揚枹兮拊鼓(양포혜부고) 疏緩節兮安歌(소완절혜안가) 陳竿瑟兮浩倡(진간슬혜호창) 靈偃蹇兮姣服(영언건혜교복) 芳菲菲兮滿堂(방비비혜만당) 五音紛兮繁會(오음분혜번회) 君欣欣兮樂康(군흔흔혜락강)

 

 

【解】

<主祭者唱(주제자창)>

오늘, 이 좋은 날 좋은 때

이제 上帝(상제)를 받들어 모신다.

<以下通章衆巫唱(이하통장중무창), 主祭者(주제자)의 劍(검)을 받들고 禮拜(예배)>

長劍(장검)의 玉(옥) 손잡이 만지며 禮拜(예배)를 올리면,

소리도 상쾌하게 佩玉(패옥)이 울린다.

<以下(이하) 神座(신좌)․供饌(공찬)․舞樂(무악)․신의 嘉納(가납)>

玉(옥)의 누름돌이 있는 아름다운 神座(신좌) 御前(어전)에서,

어서 玉(옥) 송이 손에 들고 춤을 추어라.

蕙(혜)의 肉粽(육종)에 蘭(난)을 깔고,

肉桂酒(육계주), 山椒飮料(산초음료)도 차려서 바쳤도다.

때를 맞춰, 樂人(악인)들은 북채를 들고 북을 치며,

느린 가락에 조용히 노래하고,

피리와 거문고도 늘여 놓고, 음악에 맞추어 드높이 노래하네.

신들린 무당은 옷도 아름답고, 나긋나긋하게 춤을 추네.

짙은 향기 神樂堂(신악당)에 가득하고,

높고 낮은 樂音(악음) 어울려 울려 퍼지면,

신은 기쁨에 넘쳐 즐겁게 쉬시리.

 

【註】

東皇太一(동황태일)...... 中宮天極星中(중궁천극성중)에 鎭坐(진좌)한 星神(성신)으로, 祠堂(사당) 이 楚都(초도) 동쪽에 있고, 동쪽 天帝(천제)에 配享(배향)되었으므로, 東 皇(동황)이라 하고, 偉大(위대)한 唯一神(유일신)이라는 뜻으로 太一(태 일)이라 이름하며, 楚(초)에 있어서는 최고의 신이었다. 戰國以來(전국이 래) 福祥(복상)을 빌고, 漢代(한대)부터 唐代(당대)에 걸쳐, 朝廷(조정)에 서 높이 奉祀(봉사)하였다. 歌詞(가사)에서의 印象(인상)은 존귀한 男神 (남신)인 듯 하다. 이 篇(편)은 陸侃如氏(육간여씨)도 절대로 民間祭祀 (민간제사)가 아니고, 아마도 郢都(영도)에서 이루어 진 것이라 하였다.

辰良(진량)...... 良辰(양진)의 倒顚句(도전구). 좋은 時刻(시각).

穆(목)...... 敬(경)과 같음.

上皇(상황)...... 上帝(상제). 東皇太一(동황태일)을 이름.

撫(무)...... ｢循(순)임｣(朱注(주주)). ｢特(특)임｣(王注(왕주)).

玉珥(옥이)...... 玉(옥)으로 장식한 칼자루 손잡이. 손잡이 끝에 고리모양인 곳.

璆鏘(구장)...... 옥이 서로 부딪쳐 소리가 나는 것.

琳琅(임랑)...... 琳(임)도 琅(낭)도 모두 美玉(미옥)의 이름. 佩玉(패옥)으로 허리에 차고 있으므로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 후세의 巫祭(무제)에서, 司祝(사축)이 神刀(신도)를 받들어 들고 腰鈴(요령)을 울리는 것과 달 닮았다.

瑤席(요석)...... 玉(옥)의 깍개. 瑤(요)는 美玉(미옥)의 이름. 美稱(미칭)으로 사용하였음.

玉瑱(옥진)...... 玉(옥)으로 된 누름돌. 文鎭風(문진풍)인 것. 神位(신위)의 자리를 누르는 것. 금속이나 돌로 만듦. 玉(옥)은 美稱(미칭).

瓊芳(경방)......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가지. 瓊(경)은 美稱(미칭). 무당이 춤을 출 때 손에 드는 것. 禮魂(예혼)에 芭(파)를 전해가며 바꾸어 춤춘다고 하는 것과 같 음.

蕙(혜)...... 香草(향초). 蘭(난)의 일종.

肴(효)...... 뼈가 붙은 고기. 鳥獸魚(조수어)에 다 통용. 蕙(혜)로 싼 것을 신전에 올 리는 듯함.

蘭(난)...... 香草(향초). 후세의 蘭(난)이 아니고, “등골나무”를 이름.

藉(자)...... 까는 것. 蕙肴(혜효) 밑에 깔았으리라.

柱酒(주주)...... 肉桂(육계)로 맛을 낸 술.

椒漿(초장)...... 山椒(산초)로 신맛을 낸 음료.

枹(포)...... 북채

拊(부)...... 치다. 가볍게 두드리다.

疏緩(소완)...... 박자가 드문드문 느리다.

節(절)...... 박자.

安歌(안가)...... 조용히, 천천히,

竿(간)...... 笙(생)과 닮은 악기. 36개의 혀(簧(황))가 있다.

瑟(슬)...... 대령 琴(금). 25鉉(현)인 것.

浩倡(호창)...... 크게 노래함. 倡(창)은 唱(창)과 통용.

靈(영)...... 무당. 신이 붙은 무녀를 말함. 王注(왕주)에서는 巫(무)는 楚(초)의 방언 으로 하고 있으나, 說文(설문)에도 靈(영)은 巫(무)라고 하고 있다. 九歌 中(구가중)에는 그 밖에 단지 巫(무)의 뜻으로 취할 곳, 신의 뜻으로 해 석할 곳이 등이 있다.

偃蹇(언건)...... 나긋나긋하게 춤추는 모양.

姣服(교복)...... 아름답고 가뿐한 의상을 착용함.

菲菲(비비)...... 아름다운 향기가 가득하다. 손에 잡은 꽃향기를 이르는 듯함.

堂(당)...... 神堂(신당). 九歌(구가)에는 堂(당)이 많이 보인다. 神劇(신극)을 演(연) 하는 神樂殿(신악전)으로 보임.

五音(오음)...... 모든 음색. 중국에는 宮(궁), 商(상), 角(각), 徵(징), 羽(우)의 五種(오 종) 음계가 있음.

繁會(번회)...... 복잡하게 뒤섞임.

君(군)...... 東皇太一(동황태일)를 말함. 君(군)은 신과 魂(혼)을 가리키는 말. 여성에 대해서도 사용하지만 여기서는 남성일 것이다.

欣欣(흔흔)...... 매우 즐거운 듯한 모양.

 

○ 九歌各編(구가각편)은모든 학자들의 솰과 같이, 東皇太一(동황태일)이하 山鬼(산귀)에 이르기까지, 大體(대체)로 신의 尊卑順(존비순)에 따라 되어 있고, 그것이 一組(일조)의 神劇(신극)을 이 루고 있다. 다만 終篇(종편)의 禮魂(예혼)은 해당되는 신이 없으며, 全曲(전곡)에 공통하는 迎神曲(영신 곡)일 것이다. 迎神曲(영신곡)을 최후에 두는 것은 시의 題(제)를 뒤에 두고, 책의 序(서)를 끝에 두는 옛 형식이다.

九歌(구가)는 신, 인간의 비련이 주제로 되어 있으나, 東皇太一(동황태일)․東君(동군)․國殤(국상)․禮 魂(예혼)은 예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