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隱公遺稿(남은공유고) 律詩(율시)

春夜吟(춘야음)

【解】

봄밤을 노래함

소나무를 정자 삼고 대나무를 울타리 삼아

긴 띠와 같은 봄빛 잡아서 매어 두니

산들산들 계곡바람에 꾀꼬리 소리 명랑하고

밤에 뜬 달 밝은데 학은 나무 가지에서 꿈을 꾸누나

여울물 소리 귓전에 울리니 고결한 선비 즐겁고

거문고 소리는 오히려 세상사람 알까 두려운데

그늘이 가득 든 연못에는 햇빛 보기 어려워

비로소 이 사이에 세월 더디 감을 알았다네

<주>

이 시는 전통적인 한시(韓詩)의 구조와 주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南隱公遺稿(남은공유고)"에서 "春夜吟(춘야음)"이라는 제목의 이 시는, 봄밤의 평화롭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각 구절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고요한 봄밤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정자와 울타리로 사용되고, 계곡의 바람과 꾀꼬리의 노래, 밝은 달빛 아래에서 꿈꾸는 학, 여울물 소리, 그늘진 연못 등이 봄밤의 정취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문고 소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들릴까 두려워하는 모습은 고결한 선비의 내면세계를 반영하며, 이 모든 것이 통해 세월의 흐름을 느리게 체감하는 순간을 묘사합니다.

시의 언어와 이미지는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사색의 깊이를 담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고요한 봄밤의 정서를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자연과의 교감, 내면의 평화, 그리고 세상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탐구하는 전형적인 한시의 멋을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