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隱公遺稿(남은공유고) 律詩(율시)

三月初旬客中吟(삼월초순객중음)

【解】

삼월 초순 객지에서 읊음

행장을 비스듬히 매고 지팡이 빗겨 잡고

들과 산에 오르니 경치는 어떠한가

푸른 버들 점차 무성하니 냇가의 정자 그늘도 어둡고

꽃다운 풀의 새싹 돋아나니 밤 경치 더욱 좋아라

明德(명덕) 마을에 해가 기우니 갑자기 술 생각 나

務農(무농) 동네에서 길을 쉬며 다시 꽃을 꺾으니

갈림길 방황하며 길 잃을까 근심되나

저녁 연기 나는 곳에 인가 있는 줄 아네

【註】

明德(명덕)....... 촌락 이름.

務農(무농)...... 地名(지명)

<주>

이 시는 한시(韓詩)의 전통을 잘 따르고 있는데, 특히 律詩(율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南隱公遺稿(남은공유고)"에서 "三月初旬客中吟(삼월초순객중음)"이라는 제목으로, 시는 삼월 초순의 자연과 인간의 삶을 서정적으로 포착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행장을 지고 지팡이를 짚으며 산과 들을 유람하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여행자의 자유로움과 자연에 대한 동경을 나타냅니다. 푸른 버들이 무성해지면서 냇가의 정자가 어두워지는 장면과 꽃피는 풀이 새싹을 틔우는 밤의 경치는 자연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묘사합니다.

명덕(明德) 마을에서 해가 지는 모습은 시인의 일상과 정서적 상태를 반영하며, 술에 대한 갈망을 나타냅니다. 무농(務農)이라는 곳에서 길을 쉬며 꽃을 꺾는 장면은 농촌의 평화로움과 자연과의 교감을 상징합니다. 갈림길에서의 방황과 길 잃을까 하는 두려움은 인생의 불확실성과 선택의 어려움을 상징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에서 인가를 발견하는 장면은 여정의 종착점과 안식의 공간을 암시합니다.

전반적으로 이 시는 자연의 아름다움, 여행의 자유, 삶의 불확실성과 평온함이 공존하는 동양의 서정시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인생과 자연,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이 어우러져 시적인 이미지와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