重賦(중부) 白樂天(백락천)

 

厚地植桑麻(후지식상마) 所要濟生民(소요제생민) 生民理布帛(생민리포백) 所求活一身(소구활일신) 身外充征賦(신외충정부) 上以奉君親(상이봉군친) 國家定兩稅(국가정량세) 本意在憂人(본의재우인) 厥初防其淫(궐초방기음) 明敕內外臣(명칙내외신) 稅外加一物(세외가일물) 皆以枉法論(개이왕법논) 奈何歲月久(나하세월구) 貪吏後因循(탐리후인순) 浚我以求寵(준아이구총) 斂索無冬春(렴색무동춘) 織絹未成疋(직견미성필) 繅絲未盈斤(소사미영근) 里胥迫我納(리서박아납) 不許暫逡巡(부허잠준순) 歲暮天地閉(세모천지폐) 陰風生破村(음풍생파촌) 夜深煙火盡(야심연화진) 霰雪白紛紛(산설백분분) 幼者形不蔽 (幼者形不蔽 ) 老者體無溫(노자체무온) 悲喘與寒氣(비천여한기) 倂入鼻中辛(병입비중신) 昨日輸殘稅(작일수잔세) 因窺官庫門(인규관고문) 繒帛如山積(증백여산적) 絲絮似雲屯(사서사운둔) 號爲羨餘物(호위선여물) 隨月獻至尊(수월헌지존) 奪我身上煖(탈아신상난) 買爾眼前恩(매이안전은) 進入瓊林庫(진입경림고) 歲久化爲塵(세구화위진)

 

 

비옥한 땅에 뽕이나 삼 심는 것은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서이고

백성이 베와 비단을 짜는 것은

내 한 몸 잘살기 위해서이네.

쓰고 남은 것을 세금으로 바치고

위로 임금에게 올리는데

나라에서 兩稅法(양세법)을 만든 것도

본 뜻은 백성을 근심한 나머지.

처음에는 조세가 도를 넘지 않게

내외 신하에게 분명 칙서로 밝히고

세금 이외에 한 물건이라도 더 받으면

모두 법으로서 다스려 벌 한다 말 했네.

 

어찌 하리! 세월 오래 흐르니

탐관오리들이 차츰 나쁜 본보기 받아

우리 백성 것 털어 총애를 받고자

봄 겨울 없이 마구 긁어모으게 되었네.

짠 명주 미처 한필이 되지 않아도

고치 푼 실 한광주리 못되어도

마을의 세리는 바치라 몰아대고

잠시도 지체할 수 없다고 들볶으니

歲暮(세모)라 천지의 기운도 막히고

음산한 바람이 황폐한 마을에 부네.

밤은 깊고 불기운도 없는데

흰 싸락눈 분분히 날려도

어린 것은 옷이 없어 몸을 못 가리고

늙은이는 몸에 溫氣(온기)가 없네.

슬픈 탄식과 한기가

함께 코를 찌르니 너무나 쓰라려라.

 

어제의 나머지 세금을 바치느라

관가의 창고 속을 힐끗 봤더니

비단 피목이 산같이 쌓여있고

명주실이 구름처럼 쌓여있는데.

이것들이 이른바 剩餘(잉여) 물품으로

매달 천자에게 바쳤던 것이니

우리들 몸에서 온기를 빼앗아

자기만 임금의 은총을 받고자 한 것으로

천자의 瓊林庫(경림고) 속에 들어가서

오랜 세월 뒤에 삭아 먼지가 되어 버리리.

 

【註】

重賦(중부)....... 너무나 과중한 세금.

厚地(후지)...... 토심이 깊고 비옥한 땅.

生民(생민)...... 人民(인민).

理布帛(이포백)... 확실하게 완성하다.

身外(신외)....... 자신이 사용하는 것 이외.

征賦(정부)...... 부과된 세금.

兩稅(양세)...... 唐(당) 德宗(덕종) 建中(건중) 원년에 세법을 고쳐 여름과 가을에 돈을 징수했는데 이것을 양세라 함.

內外臣(내외신)... 중앙과 지방의 관리.

枉法(왕법)...... 법을 어기고 어긋나게 함.

因循(인순)...... 나뿐 관습을 고치지 아니하다.

浚我(준아)...... 우리들의 재산을 뺏다.

無冬春(무동춘)... 兩稅法(양세법)으로 바치는 여름 겨울이 아닌 봄과 겨울에도 세금을 징수 하는 것.

絹(견)............ 엷은 명주.

繅絲(소사)......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

里胥(리서)...... 마을의 관리.

逡巡(준순)...... 우물쭈물하다.

陰風(음풍)...... 음산한 겨울바람.

破村(파촌)....... 황폐한 마을.

悲喘(비천)....... 슬픔에 지친 한숨.

輸殘稅(수잔세)... 미처 납부하지 못한 나머지 세금을 납부함.

繒帛(증백)....... 비단과 필목.

絲絮(사서)...... 生絲(생사)와 깁솜.

屯(둔)........... 모이다.

羨餘物(선여물)... 예산을 초과한 납세. 옛날에는 이것을 황제게 바쳤다.

至尊(지존)....... 天子(천자).

眼前恩(안전은)... 천자의 눈앞에서 받는 은총.

瓊林庫(경림고)... 唐代(당대)에는 지방에서 바친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둘이 있었는 데 하나는 瓊林(경림) 다른 하나는 大盈(대영)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