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행을 하는 마음은 매일 똑 같이 반복되던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풍물을 보고 마음에 신선미를 더해 생활의 활력을 쏟아 붓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만나지 못하던 다른 사람들도 만나보고, 늘 보던 것과도 다른 풍경도 보고, 또한 평소에 먹지 못했던 색다른 음식도 먹어 보며 즐기는데 있다고 본다.
가족 간에도 바쁜 일관에 쫓기다보니 서로 한집에 살아도 느긋하게 대화를 할 여듀도 없었는데 여행의 기회를 통해 더 친밀하게 다가 갈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어 더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늘 집에서 자든 같은 잠자리보다 호텔이 제공하는 깔끔하고 신선한 잠자리는 아무리 오래 된 부부라도 신혼의 기분을 안겨주고, 모처럼 여유롭게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하는 부인의 뒷 모습을 볼 때 천음 만날 때의 그 신선함이 새롭게 느껴져 마음도 옛날로 돌아가 신혼의 밀월 같은 기뿜을 맛보게 되기 때문이다.
지구는 넓고 인간은 왜소하니 내가 아무리 다녀 봐도 가지 못한 곳이 너무나 많을 거다.
말도 잘 안통하고 풍토도 다른 외국여행 보다 국내 여행도 좋은 곳이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 속에 살고 있어서 그것이 습관이 되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곳을 여행하려 여행 중에도 바삐만 서두르는데 그르지 말고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가면, 먼 산 가꺼운 산, 맑은 물 흐린 눌, 부는 바람 날아가는 구름 등 잘 살피면 볼 것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긴 역사를 갖은 나라라 사적(史蹟)을 찾아가서 살피면 그 속게 담긴 천년의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올 것이다.
그래서 한곳에 궁둥이를 쩍 붙이고 천천히 보며 살피며 즐기면 한국 내에 관광과 여행도 일생이 모자랄 지도 모른다.
여행을 엔조이하는 비법은 그저 여유 있는 생각으로 좋은 것만 보고 느끼는 것이다. 눈앞의 보는 모습들이 생애 가장 좋은 순간임을 느낀다면 아름답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여행의 참맛은 나이에 관계없지만 철이 들어 만년(晩年)의 나들이가 우리들에게 더 없이 행복을 느끼게 하여 줄 것이다.
기분이 울적하고 삶의 활력이 떨어지면 모두를 툭툭철고 여행을 떠나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돌아오는 여행>도 또 그럴 수 없이 좋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역시 내 집이 최고로 좋으니까.
20203년 8월 30일 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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