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방바닥에 몽당연필이 한 자루 굴러다닌다.
몽당연필이라 해도 사실 10cm는 족히 되니 엄밀히 말해 몽당연필도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일제시대 2차대전 말기라, 모든 물자가 귀해서 돈을 갖고 가도 물건을 살 수가 없었다.
학용품도 마찬가지로, 공책이고, 연필이고 잘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때는 연필을 깎아서 쓰다가 손에 잘 쥘 수도 없을 정도로 짧아지면 연필 만한 대나무를 구해와서 거기 연필을 끼워서 쓰곤 했다.
그래서 그때는 연필의 길이 2~3cm가 될 때 까지 쓰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방바닥에 나뒹구는 연필을 보니 아직 한참을 더 쓸 수 있는데 손자고 손녀고 거들 떠 보지도 않는다.
이 귀한 것을 나 라도 거두어 생명을 이어줄 생각으로 주워서 필통에 넣었는데, 이제는 그 필통이 가득차서 더 들어 가지를 않는다.
물자가 흔한 세상이 되어 학교와 학원에서 연필이고, 공책이고, 물감이고 ...... 온갖 학용품을 막 주니 아이들은 아까운줄 모르고 함부로 쓰고 있다.
아이들에게 외면 당한 필기구며 물감 등을 주워 쓴다해도 몇 년을 써도 다 못 쓸 것같다.
방바닥에 패대기 처져 있는 연필!
때와 장소를 잘 못 만나 푸대접을 받고 있다. 북한이나 소말리아에 간다면 아직도 귀한 대접을 받을 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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