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빌려 쓰며 사는 인생.>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내 선택으로 태어날 수는 없다.
태어나 보니 이 나라, 이 집에, 이 부모 밑에 내어 난 것이다.
가는 것도 또한 내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살다가 보면 어느 때, 가라고 하고 데리고 간다.
100년도 못 사는 일생을 긴 역사에 비추어 보면 찰라 중에 찰라다.
지구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전광석화 같은 아주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짧은 순간을 사는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빌려 쓰고 있다.
집도 빌려 쓴다. 차도 빌려 쓴다.
외롭다고 친구도 빌려 준다.
사랑하라고 배우자도 자식도 빌려준다.
먹는 음식, 입는 옷, 일용하는 모든 것들은 모두 빌려서 쓰고 있다.
어떤 사람은 많이 빌리고, 어떤 사람은 조금 빌리기는 해도 모두가 다 갈 때 그 전부를 놓아두고 돌려주고 빈손으로 간다.
찰나를 사는 인생, 빌려 쓰고 사는 인생, 욕심 부려 많이 빌리려고 애쓰지 말고 그저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조금 빌리면 살기가 다소 불편해도 그래도 지나놓고 보면 다 금린대로의 즐거움은 있었으리.
樂天知命(낙천지명) 이라고 공자는 말씀하셨다.
순리대로 허락하는 날 까지 살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라네.
2023. 8. 21 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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