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서구 학문과의 비교대조.
앞에서 말 한 대로 因果(인과)는 본래 불교 專有(전유) 사상이었으나, 근래 세상의 여러 學理(학리)가 진보함에 따라 지금은 모든 분야에 일반화 된 보편적인 학설이 되었다.
그러나 불교 특유의 因果說(인과설)을 잘 이해하려 한다면, 우선 세간에 통용되는 보편화 된 因果說(인과설)과 불교 전용의 인과설을 대조해서 그 차이점을 알 지 않으면 안 된다.
앞에서 불교와 기독교의 대조는 다 하였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불교와 서구의 여러 학문과를 대조해서 둘의 차이점을 논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5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차이점을 논하고자 한다.
가) 불교는 실험 이외도 미치는 因果論(인과론)이고, 서구의 과학은 실험 안에 한정된 인과론이 다.
나) 불교는 因(인)과 果(과)를 나누어서 因果論(인과 론)의 通則(통칙)으로 하고, 서구의 과학은 因 (인)과 果(과)를 구별하지 않는다.
다) 불교는 下向的(하향적: 演繹)인과론이고, 서구의 과학은 上向的(상향적: 歸納) 인과론이다.
라) 불교는 人智(인지)의 한도 외에도 미치는 인과 론이고, 서구의 학문은 人智(인지)의 한도 이내 에 그치는 인과론이다.
마) 불교는 顯幽(현유) 兩界(양계)에 통하는 인과 론이고, 서구의 학문은 顯界一世(현계일세) 에 한 하는 인과론이다.
이 다섯 가지 사항을 설명하기에 앞서, 무릇 불교를 이해하고자 하는 데는, 세간의 有形的(유형적) 인 學理(학리)를 연구 하는 것처럼, 하나 하나 눈앞에 일어나는 사항의 實證(실증)을 얻으려 한다면 그것은 도저히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먼저 말해 둔다.
그러나 눈앞에 사항에 대해 명료한 증거는 얻지 못한다 해도, 그 논리가 여러 학리의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를 믿을 뿐만 아니라, 굳이 이를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들의 思想方式(사상방식)에 부합되는 것은 우리는 이를 믿는데 주저해서는 아니 된다.
무한이 큰 우주, 거기 있는 그 많은 萬有(만유)에 대해 사람의 지혜가 아무리 발달해도 모든 사항을 철두철미하게 충분한 증거를 얻어 명백하게 해석하기란 사실 불가능 한 것이다.
서구의 철학 속에도 혹은 懷疑學派(회의학파)가 있고, 혹은 不可知論(불가지론)을 주장하는 자도 있지 않는가. 이들 학파가 왜 생겼는가 한다면, 방대한 우주에 실려 있는 그 많은 萬有(만유), 그 속에 숨어 있는 깊은 뜻에 대해서는 필경 과학의 힘으로도, 철학의 힘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人智(인지)가 미치지 않는 것 까지 설명한 불교는 가령 눈앞에서 적절한 증거를 보지 못한다 해도, 그것이 學理(학리)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이를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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