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서구 학문과의 비교대조. 1

가) 불교는 실험 이외에 미치는 인과론이고, 서구의 과학은 실험 이내에 국한된 인과론 이다.

대체로 인과의 理法(이법)라는 것은 서양 사람이 설하는 것과 같이, 萬有(만유) 밖에 일종의 有意的(유의적) 능력을 가진 자가 있어서, 간섭하기 때문에 萬有(만유)에 神出鬼沒(신출귀몰)한 異狀(이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萬有(만유) 그 자체 속에 원래 法則(법칙), 秩序(질서), 能力(능력), 原因(원인) 등과 같은 일정한 規律(규율)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불교도 서구의 학리도 다 같이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이를 분석하면, 불교는 본래 우리들이 실험 할 수 있는 영역 안에 있는 사실을 논하고 있지만, 가끔은 여기에만 국한하지 않고 멀리 실험 영역 밖으로 나가, 五官(오관)의 能力(능력)을 초월한 곳 까지 因果(인과)를 논하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有形的(유형적)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無形的(무형적) 영역에 까지 인과관계가 연관되어 있다고 논하는 것이 불교의 인과론이다.

이를 인생에 대비하여 생각한다면, 우리가 모태에서 태어 날 때 智愚(지우), 利鈍(이둔)이 되는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일까.

그리고 성인군자 같은 사람 중에도 불행한 자가 있고, 惡人(악인) 毒婦(독부) 가운데도 행복한 자가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 할 것인가.

즉 이런 것이 실험 이외에 존재하는 無形上(무형상)의 인과론이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서구의 과학자가 논하는 원인 결과를 보면, 그 설명이 매우 치밀하고, 그 실험이 매우 확실하다 해도, 그 연구 하는 범위는 우리들 五官(오관)으로 실험 할 수 있는 범위 내에 한정되고, 실험 구역 외에 것은 논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有形的(유형적) 범위 내에 국한하는 인과론이고, 無形的(무형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논하지 못하는 오직 실험을 요하는 학문인고로 實驗外(실험외)의 無形象(무형상)의 사항은 논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무슨 원인에 의한 것일까? 안개가 위로 올라가는 것은 무슨 원인에서일까?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면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까? 하는 등등 모든 사물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고 있으나, 모두가 실험이내에 한정된 유형적인 인과론뿐이다.

그래서 하나는 실험 이외에까지 논하고, 하나는 실험 이내에 한정되어 논하니 어느 쪽이 더 넓고 좁은가 하는 것은 금방 알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