因果理法論(인과이법론) 2

 

제2절 因緣(인연) 중에 일부분인 俱有因(구유

인)과 士用果(사용과)를 논함.

 

앞에 도표 순서에 따라 原因結果(원인결과)의 법칙을 밝히려하는데 우선 말해 둘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금 이 책 앞부분에서 지금까지 설한 모든 인과법의 사항들을 독자는 다 머릿속에 넣고 이하 본서에서 설하려는 순수불교의 인과설을 봐 주기 바란다는 점이다.

둘째는 이 인과법은 가장 상세하고, 가장 高次元(고차원)의 學理(학리)이므로, 고금의 전문 학자라도 매우 머리를 써야 했던 것이니, 될 수 있는 대로 쉽게 논하려 하지만, 독자도 정신을 집중해서 봐주기 바라며, 보통 신문을 보거나 잡지를 보는 것과 같은 태도로 보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앞에서 논한 바를 잘 이해하고, 이하 이 論說(논설)을 精讀(정독) 해서 각자의 정신세계를 더 높은 차원의 세계로 승화시키기 바라는 바이다.

四緣(사연)의 제1인연 가운데 일부인 俱有因(구유인)이란, 어떤 原因法(원인법)일까? 또 五果(오과) 중에 士用果(사용과)란 어떤 結果(결과)를 말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을 살펴보니, 이는 同時性(동시성)의 因果法(인과법)으로 前後(전후) 異時(이시)의 인과법이 아니다.

 

철학자의 말을 빌려 설명하면, 空間的(공간적)인 因果法(인과법)이지 時間的(시간적)인 인과법이 아니다.

 

우주에 가득 한 萬有(만유)의 生成(생성)을 살펴보면 이는 다만 전후 繼起(계기)의 인과법만으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고, 역시 甲(갑) 乙(을) 동시에 相互依存(상호의존)하는 相補關係(상보관계)에 因果法(인과법)에 의하여 生立(생립) 가능한 것이다.

 

이를 잠시 천문학자의 설에 비추어 살펴보면, 태양은 무엇에 의해 그 位置를 일정하게 차지하고 있을까, 달과 많은 별들은 어떻게 해서 그 軌道(궤도)를 어기지 않고 잘 유지하고 있을까? 그것은 그들 상호간의 引力(인력) 작용에 의해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그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잘 운행한다고 말 할 것이다.

즉 이런 천체의 현상이 바로 갑 을 상호간의 同時因果法(동시인과법)에 의해서이다.

 

또 동물학 식물학에서 살펴보면, 식물은 무엇에 의해 생존 할 수가 있을까, 또한 동물들은 무엇에 의해 살 수 있을까? 그것은 식물은 동물이 토해 낸 탄소를 흡입함으로서 생존 할 수가 있고, 동물은 식물에서 나온 산소를 호흡함으로서 살 수가 있다.

즉 이는 동물과 식물이 피차 상호간에 同時因果法(동시인과법)에 의해 생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를 철학에 비추어 말 하면, 외계의 만물은 무엇에 의해 존재하는가, 內界(내계)의 心象(심상)은 무엇에 의해 動(동)하는가? 이는 외계의 만상은 內心(내심)이 있기에 現象(현상) 할 수가 있고, 또한 내계의 心象(심상)은 외계가 있기 때문에 動搖(동요) 할 수가 있다. 즉 物心(물심) 둘이 內外相互(내외상호)의 同時因果法(동시인과법)에 의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社會學(사회학)에 비추어 봐도, 정치 법률에 비추어 봐도, 물리 화학에 비추어 봐도, 크거나 작거나 간에 이 천지만물 人事百般(인사백반) 어느 하나도 이 갑 을 상호관계인 同時因果法(동시인과법)에 依(의)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와 같이 만물 동시상호의 인과관계를 具有士用果(구유사용과)라고 한다.

 

그런데 이 俱有因(구유인)이라는 법칙에 또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互爲果俱有因(호위과구유인)이고 둘째는 同一果俱有因(동일과구유인)이다.

 

互爲果俱有因(호위과구유인)이란 두 개 이상의 것인 甲(갑)과 乙(을)이 서로 동시에 존재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因(인)이 되고 또 서로가 서로의 果(과)가 되어서, 이것은 저것의 힘에 의해 성립되고, 저것은 이것의 힘에 의해 존재하게 되는 因果法(인과법)을 말한다.

同一果俱有因(동일과구유인)이란 둘 이상의 것이 그 힘을 하나로 결집 시켜 자신과 동시에 한 결과를 나타내게 하는 인과법을 말한다.

 

 

갑 을 병 정

 

이 <제1도>는 互爲果俱有因(호위과구유인)을 표시한 것이고, 제2도는 同一果俱有因(동일과구유인)을 표시 한 것이다.

 

우선 이 도표로 설명을 하면, 먼저 互爲果俱有因(호위과구유인)이란, 여기 갑, 을, 병, 정, 4개의 사항이 있어 서로 倂立(병립)하고 있다고 보고, 그 4개의 것이 피차 서로 他(타)에 힘을 주고, 또한 他(타)의 힘을 받는 것이 바로 호위과구유인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만일 甲(갑)이 원인이 이라면, 을 병 정은 모두 결과가 되고, 또한 을이 원인이라면, 갑 병 정의 셋이 다 결과이고, 또한 丙(병)이 원인이라면 갑 을 정의 셋이 모두 결과가 되고, 또한 丁(정)이 원인이라면 갑 을 병 셋이 모두 결과가 되는 것 등이다.

 

가령 네개의 막대 가운데를 끈으로 묶으면 4개가 서로 힘을 주고받아 세워도 넘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비단 4개의 막대뿐만 아니라 조금 범위를 넓히면 수 십 개, 수 백 개의 것에도 互爲果俱有因(호위과구유인)의 법칙이 성립 될 수 있고, 세상만물에서 그런 예를 쉽게 찾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同一果俱有因(동일과구유인)이란 <제2도>와 같이 여기 갑, 을, 병, 정, 이라는 4개의 사항이 있고, 그 4개가 합력 일치함으로써 한 결과의 現象(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 한다.

 

만일 4개가 협력 일치 하지 않으면, 한 결과를 기대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동일과구유인의 법칙이다.

 

가령 4개의 다리가 있어야 한 책상이 온전히 설 수 있고, 또한 건물에서 4개의 기둥이 모두 다 잘 서있어야 지붕의 대들보를 온전히 바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이를 확대 해석해서, 수 10개, 수 100개의 사항이 일치협력해서 하나의 결과를 나타내게 하는 것도 모두가 다 동일과구유인의 법칙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이 理致(이치) 역시 세상 만상에서 쉬 찾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동시에 일어난 갑, 을, 두 사항이 있는데, 서로가 서로의 因(인)이 되고 또한 서로가 서로의 果(과)가 되는 것을 互爲果俱有因(호위과구유인)의 현상이라 한다.

또한 그 원인을 검토해서, 원인은 여러 개인데 그 결과가 同時(동시) 同刻(동각) 에 하나로 나타나는 것을 同一果俱有因(동일과구유인)의 결과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同時(동시) 因果關係(인과관계)에서, 다른 것을 도우고 다른 것에 힘을 주는 能動的(능동적) 성격을 취하는 原因(원인)은 앞에서 말 한 대로 六因(육인) 가운데 俱有因法(구유인법)에 의한 것이다.

 

또한 다른 것에 부축을 받고 다른 것의 힘을 받는 수동적인 점을 취하면, 이것은 五果(오과) 중에 士用果(사용과)라는 종류에 속하는 것이다.

 

대체로 俱有因(구유인)이란 原因(원인) 그 자체와 同時(동시) 同刻(동각)에 존재하는 것(結果)을 위해, 因(인)이 된다는 뜻이다.

또한 士用果(사용과)란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하나의 무거운 물건을 움직이는 것과 같이, 結果(결과)와 동시 발생인 原因(원인)의 작용으로 나타난 結果(결과)를 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