述懷(술회) 杜甫(두보)
去年潼關破(거년동관파) 妻子隔絶久(처자격절구) 今夏草木長(금하초목장)
脫身得西走(탈신득서주) 麻鞋見天子(마혜견천자) 衣袖見兩肘(의수견량주)
朝廷慜生還(조정민생환) 親故傷老醜(친고상노추) 涕淚受拾遺(체누수습유)
流離主恩厚(유리주은후) 柴門雖得去(시문수득거) 未忍卽開口(미인즉개구)
寄書問三川(기서문삼천) 不知家在否(부지가재부) 比聞同罹禍(비문동리화)
殺戮到雞狗(살륙도계구) 山中漏茅屋(산중누모옥) 誰復依戶牖(수복의호유)
摧頹蒼松根(최퇴창송근) 地冷骨未朽(지냉골미후) 幾人全性命(기인전성명)
盡室豈相偶(진실개상우) 嶔岑猛虎場(금잠맹호장) 鬱結廻我首(울결회아수)
自寄一封書(자기일봉서) 今已十月後(금이십월후) 反畏消息來(반외소식내)
寸心亦何有(촌심역하유) 漢運初中興(한운초중흥) 生平老耽酒(생평노탐주)
沈思歡會處(침사환회처) 恐作窮獨叟(공작궁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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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
작년에 潼關(동관)이 적에게 격파된 이래
처자와 오래도록 해어지고 말았네
금년 여름 초목이 무성하게 자랄 때
몸 빠져나와 서쪽 鳳翔(봉상)으로 달려가서
짚신 신은 꼴로 천자를 배알하니
옷을 찢어져 양 팔꿈치가 다 보였다네
조정에서는 내가 살아 온 것 가엽게 여겨
친한 이는 내가 늙고 상한 것을 위로해 주었네
눈물을 흘리며 拾遺(습유) 관직 拜命(배명) 하였으나
이 流浪(유랑) 하는 몸에 천자의 은혜 너무나 고마워
그것 생각하니 가난한 가족 곁에 가보겠다는 말
지금에는 참아 입을 열 수가 없네
편지를 보내 鄜州(부주)의 소식 물어봐도
우리 가족 거기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고
근간에 들으니 그곳은 모두 전란에 휘말리어
닭과 개까지도 모두가 살해 다했다 하니
산 속 비가 새는 험한 초가집에서
누가 지금도 문가에 기대서서 나를 기다려 줄 것인가
죽은 가족의 뼈 울창한 소나무 밑에 버려진 체
싸늘한 땅 바닥에 뼈는 아직도 썩지 않고 있지 않을까
천명을 다 누린 자 그 몇이나 되겠는가
한방에 가족이 다 함께 앉아 볼 수 어찌 있을까
맹호 같은 도적들이 판치고 돌아다니는 험한 곳 생각하며
마음의 한을 안고 그쪽 하늘 바라볼 뿐
그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낸 지
이미 열 달이 다 된 뒤인데도
오히려 소식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니
혹시 나뿐 소식 올까 마음은 갈 바를 못 잡네
지금 唐(당) 나라의 국운은 성하게 태동하기 시작하는데
나이 많은 나는 평생 술 속에 빠져 있으며
한때 가족과 함께 즐거웠던 일을 생각하면서
외롭고 가난한 늙은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네.
【註】
述懷(술회)......... 左拾遺(좌습유)의 벼슬을 받고 鄜州(부주)에 남겨 둔 가족의 안부를 생각하면 가슴 조이고 괴로워하는 마음이 담긴 작품.
去年(거년)....... 天寶(천보) 15년.
潼關破(동관파)... 천보 15년 潼關(동관)을 지키는 哥舒翰(가서한)의 군대는 적군에게 격파 당했다.
妻子隔絶(처자격절)... 그때 두보의 가족은 鄜州(부주)이 있었다.
今夏(금하)...... 至德(지덕) 2년.
脫身(탈신)....... 杜甫(두보)는 敵地(적지)에 10개월 억류되어 있다가, 탈출해서 서쪽 鳳翔(봉상) 行所(행소)로 갔다.
麻鞋(마혜)....... 짚신
見兩肘(견량주)... 소매가 찢어져 양 팔꿈치가 다 보임.
慜(민)........... 愍(민)고 같음.
親故(친고)...... 친한 사람.
拾遺(습유)...... 官名(관명). 供奉(공봉) 諷諫(풍간)을 관장한다. 門下省(문하성)에 속 하고 天子(천자)를 諫(간)하는 역할을 한다.官等(관등)은 낮으나 천자 가까이 나가므로 淸官(청관)이라 했다. 작가는 行所(행소)를 찾아간 공으로 左拾遺(좌습유)에 임명 받았다.
流離(유리)..... 流浪(유랑) 零落(영락)하는 것.
柴門(시문)...... 사립문. 鄜州(부주) 가족이 사는 가난한 집을 가리킴.
三川(삼천)....... 鄜州(부주)의 縣名(현명). 거기 羌村(강촌)에 그의 가족이 있었다.
漏茅屋(누모옥)... 비가 새는 험한 초가.
依戶牖(의호유)... 대문이나 창문에 기대서다.
摧頹(최퇴)....... 뼈가 삭아 지는 것.
性命(성명)...... 生命(생명)
盡室(진실)....... 가족이 다 함께
相偶(상우)........ 나란히 앉는 것.
嶔岑(금잠)........ 산이 높은 모양.
猛虎場(맹호장)... 맹호와 같이 도적이 날뛰는 곳.
鬱結(울결)...... 막혀서 애가 탄다는 것.
反畏(반외)...... 도리어 나쁜 소식이 올까 두려워하는 마음.
亦何有(역하유)... 저렇지도 않고 이렇지도 않고 여러 가지로 생각하니 마음은 도리어 공허해 진다.
漢運(한운)....... 당나라의 운세.
生平(생평)........ 平生(평생)
歡會處(환회처)... 가족과 함께 즐거웠던 당시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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